파리에서 만난 '스타벅스(별다방)' 소고
Thinking on The Star Bucks
어떤 모임에 참석해 중요한 이슈를 놓고 열띤 대화가 오가는 것을 묵묵히 경청하고 있었다.
참석자들의 대화가 무르익고 화제가 스타벅스에 관련해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갔다.
듣고 있던 내가 '스타벅스 Starbucks'란 브랜드의 뜻을 아느냐고 물었다.
"별다방"이 아니냐는 답이었다.
이로써 별다른 생각 없이 스타벅스를 아는 사람들은 '스타 star'를 별로, '벅스 bucks' 를 다방(커피샵)으로 이해하고 있는 듯했다.
"별다방" !
듣기에 따라서는 '60년대 다방이 여기저기 생길 때쯤 정감이 가는 다방의 하나로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스타벅스'란 고유명사는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 이름이다 .
시내를 거닐면서 여기저기서 쉽게 눈에 띄는 커피숍 스타벅스는 미국의 허만 멜빌Herman Melvile의 소설 모비딕 Moby Dick에 나오는 스타벅 Starbuck 이라는 항해사 이름에서 따왔다.
스타벅스사를 창시한 하워드 슐츠가 모비딕의 스타벅 항해사가 커피를 좋아한다는 데에서 착안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어디서든 쉽게 볼 수 있는 그린색 계열로 디자인 된 스타벅스 로고마크 속의 여자는 그리스 신화의 전설에 나오는 사이렌 Siren 신이다.
사이렌 신은 '바다의 요정'으로 상체는 여자의 아름다운 모습과 하반신은 물고기 모양을 한 인어다.
그리스 신화에는 노래소리로 뱃사람을 홀려 바다에 빠져 죽게 만드는 괴물로 나오고 다른 전설에는 아름다운 바다의 요정으로 나오기도 한다.
아마, 스타벅스란 브랜드를 짓고 심볼마크를 사이렌 신으로 채택한 것은 전세계의 고객들이 이 카페에서 흐르는 커피향에 취해 들어오지 않고는 못 견디도록 유혹한다는 뜻으로 디자인을 채택한 듯하다.
우리가 국가 비상사태나 방공훈련을 할 때 '사이렌'을 울리는 것은 사이렌이란 신의 의미 속에 '경고 warning'의 뜻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나는 두 가지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하나는 음성학적으로 스타 즉 대중들은 알게모르게 스타를 좋아하고 스타메니아들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과,
다른 하나는, 과학이 하늘을 찌르는 첨단 디지털 정보사회 속에서도 사람들은 여전히 가공된 허상의 신을 필요로 하며 가상된 가짜 신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제아무리 디지털 테크놀로지가 발전하고 AI 인공지능 시대가 일상화 된다 해도 사람이란 본디 나약한 존재이므로 사이렌 신의 경고를 듣고도 여전히 인간이 지어낸 가상의 신과 인생을 허비하며 살아가게 될 것이다.
<파리팡세 2021>
* 이상은 Paris에 거주하는 정택영님이 보내주신 원고입니다.
정택영님은 홍익대를 졸업, 현재 Paris, France에 거주하는 Artist로 미술과 글쓰기, 사진을 즐기며 열심히 활동하는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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