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성위에 나무 한 그루
언제부턴가 외롭게 서있다
나에게 흰 머리칼이 생기듯 나무잎도 차츰 붉게 물들었을 것이다
얼마나 근사한가? 저모습...
생의 절정에 선듯 가을의 나무는 외롭게 자신을 지킨다
그렇구나, 미련없이 모든것 다 떨쳐버리고 자신의 몸 내놓을적에
저토록 생의 극치를 보여주는구나
여름의 푸른 잎들 모두 떨쳐버리고
나무는 이제 혼자 서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계획해 두었던 남미 여행이 수포[水泡]로 돌아갔다.
나만 그런게 아니다. 내 지인도 해외여행을 계획했다가 그대로 주저앉아 아직 비행기 값도 못찾고 있다고 한다.
연초에 처음 발병이 시작될 때에는 '이러다 몇 달 안가 끝나겠지... ' 했는데 문제가 심각하다.
하루에 6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온다.
이건 세계적인 문제다.
코로나 블루(COVID19 Blue)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신조어로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뜻한다.
이 자체를 우리는 우울증이라고 단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심리적인 불안으로 인한 정신적인 공허함,
그리고 허무함의 감정이라고 생각을 한다. 즉 부정적인 결과와 상황으로 인한 심리적인 반응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우리의 일상이 크게 변화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생활의 패턴도 많이 바뀌게 되었다.
밖에 나가서 시간을 보내는 대신, 신종코로나 감염을 우려하여, 사회적으로 마련한 제도에 맞춰서, 집안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아 지게 되었다. 심지어, 국가에서는, 불필요한 외출이나 출근도 자제할 것을 요구하며
이로 인해, 대기업이나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힘들겠지만, 그 외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코로나 감염 확대로 인해, 실직을 경험하게 되고, 자영업자들은, 불경기로 인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을 직면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불안감을 갖게 된다.
연일 뉴스에서는 각종 모임이나 집회, 사람들이 모이는 헬스클럽이나 카페, 식당등은 피해달라고하며
연말모임도 금할것을 당부하며 제야의 종 타종행사도 취소하기로 했다고 한다.
또한 10시부터 모든 거리는 불끄기로 들어가며 마치 어두운 유령의 거리같고 저녁에 아침 식거리를 사려고 마트를 가보니 일찍 문을 닫았더라고 한다.
- 우리가 나이 들었다는게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나는 친구에게 이야기했다.
- 우리가 젊었다면 직장에서 밀려나 식구들을 데리고 어디로 갈 것이며,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우리는 마스크를 두 개나 쓰고 차문을 꼭 밀폐시키고 운전을 하여 비교적 사람들이 없는 교외로 나왔다.
그리고 옛날 고구려시대의 토성(土城)위에 서있는 나무 한 그루를 사진 찍었다.
나무도 외롭고 나도 외롭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거의 외로워서 미칠 지경일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모두 혼자라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네델란드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는 외로워서 푸른색 물감을 많이 써서 '별이 빛나는 밤'을 그렸다.
그가 주로 사용한 푸른 물감 역시 blue였다. 이는 바로 우울(blue)과 상통한다.
나는 한 그루의 겨울나무를 찍는다.
바로 오늘날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 Photo :: Chris Yoon, Andy Lim
- Copy :: Chris 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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