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에 사는 새 윤필립
여기는 대한민국, 서울, 잠실
서른 아홉 푸르른 나이에 나는 이곳으로 흘러들어왔네
창공을 높이 날다 지치면 빈 나무가지에 앉아 시간을 보냈던 곳.
이곳은 아주 오래전, 강이 가까이 흐르고, 그 강물이 들어왔다가 갇혀 호수를 만들고
흙으로 土城을 쌓고 수렵을 하며 사람들이 모여 살던 곳.
어느 날, 조용하던 이곳에 사람들이 모여들더니 土城안에서 올림픽이 열리고
올림픽이 끝나면서 그자리엔 공원이 들어섰고
하늘을 찌를듯한 고층건물들이 솟아오르고 세계에서 네 번째로 높은 126층 마천루가 들어섰네
비오는 날이면 붉은 미등을 켜고 끝없이 밀려가는 자동차들의 긴 행렬
호수 언저리엔 노천카페가 줄지어 생기며 카페거리가 생겼지
그래도 공원 솔밭에는 왜가리들이 봄마다 부화를 하고 호수에는 잉어들이 산란을 하지
나는 아직 공원과 호수를 오가며 날아다니고 있어.
여기는 대한민국, 서울, 잠실.
Photo :: Chris Yoon (올림픽 공원에서)
Copy :: 윤필립(尹馝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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