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대한민국, 서울, 잠실
오래전부터 강이 흐르고, 흐르던 강이 들어왔다가 갇혀 못나가서 호수를 만들고
모래와 진흙이 퇴적된 땅에 뽕나무를 심어 누에를 치던 곳,
그곳에 126층의 마천루가 들어서고 맨허턴처럼 높은 빌딩들이 들어찬 곳.
이곳에도 가을이 왔다. 찬바람이 불면 낙엽들이 소리를 내며 몰려 다니고 사람들은 카페로 몰려든다
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와 창가에 앉아 내려다보면 아득히 보이는 강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고
십자로엔 미니카같은 자동차들의 행렬이 러쉬아워를 이룬다
나는 공원의 박물관으로 들어가 유리상자안의 선사시대를 본다
아, 나는 저 시대에 살았다면 한없이 무능했으리라
강에서 수렵을 하고, 사냥을 하고
강한자와 힘겨루기를 하여 승자가되어 포획물을 가지고움막으로 돌아가 짐승같은 욕망을 불살랐을 사내의 생.
나는 나약하게 시와 노래를 즐기는 사내였으리라
여기는 대한민국 서울 잠실
짧은 가을햇살이 빌딩숲을 지나 강으로 빠져든다.
- Photo :: Chris Yoon
- Copy :: 윤필립 (尹馝粒)
- Music :: Alison Hood -Memory Harbour
The River
서울, 다시 돌아오다.
터미널에서 내려 전철을 타고 강을 건넌다
강은 내가 서울을 떠날때보다 더 푸르고 깊어졌다
넓고 큰 강. 한강.
Alison Hood -Memory Harbour
Alison Hood - Romantic Themes & Celtic Dreams (1999)중에서
5. Memory Harbour (Nocturne In C Minor) (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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