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이야기

Autumn esprit 18 / 가을비

Chris Yoon 2021. 11. 6. 02:48

 

밤 새 아픈 가슴 안고 쿨룩거리고

폐가 텅텅 울리도록 기침을하며 앓고나니

회색빛 하늘에선 비가 쏟아져 내린다

우산을 받고 호흡기 내과를 찾아 병원으로 가는길,

낙엽깔린 길이 눈시울이 아프게 아름답다

이 길 걸어 저승으로 가는 길도 이렇게 아름다울까?

걸음걸음마다 빗물이 운동화속으로 스며든다

지금 생각하니 그동안 내가 살아온 세월도 이렇게 빗속을 걷는것처럼 질퍽거렸다

죽음에 대해서는 이제 더이상 이야기하지 말자

아직 더 살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빗속에 떨어져 날리는 저 낙엽들 줏어서 가슴에 훈장처럼 달고

호흡기 내과를 찾아 비 오는 길을 간다

- Photo :: Chris Yoon

- Copy :: 윤필립 (尹馝粒)

- Music :: Flash De Amor ㅡ Pavel Panin

 

lash De Amor ㅡ Pavel Pan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