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쯤에서 그만 작별을 하자
눈뜨고 사는 이에게는
생애의 벼랑은 언제나 있는 법
벼랑에 피어 있는 이름모를 풀꽃
하나 따서 가슴에 달고
의미없었던 인연 하나 따서
만났던 그 자리 그 어둠 앞에
우리의 죄로 젖어 있는 추억을 심고
그만 여기쯤에서 우리 작별을 하자
똑같은 유리잔이 어느 한쪽이
깨어져서 돌아서야 한다면
그것은 이미 사랑이 아니다
우리가 걷는 길에 아침저녁 비가 내리고
네 몸에 묻어 있는 내 속눈썹 하나
머리카락 한 올이 이 새벽까지
따라와서 죄를 짓자고 속삭인다 해도
나의 찬 손이 뜨거워지고
나의 안경이 흐려진다 해도
말하지 마, 아무 말도 하지마
작별을 하자 그만 여기쯤에서
생애의 벼랑에서 뛰어내려
네 젖은 입술을 내 입술에 비비며
말하지 마, 아무 말도 하지 마우리,
여기쯤에서 그만 작별을 하자
사람들은 누구나 사랑을 하고 그 사랑이 식으면 이별을 한다.
내 소견으로는 사랑이 싸늘하게 식고나서도 원수니, 악수니 싸우는 것보다 소위 Cool하게 헤어지는 것이 낫다.
그래야만 좋은 추억이라도 가슴에 간직하고 살아갈 수 가 있다.
윗 조각을 산책길에 거의 매일 근 30년을 넘게 보아왔다. 그런데 볼 때마다 표정이 달라보인다는 것이다.
어느 날은 환희에 찬 모습으로, 또 어떤 날은 수심 그득한 얼굴로, 또 어떤 날은 슬픔에 젖은 날로...
왜 그랬을까? ............................
우리 살아가는 날이 매일 다르듯 그날 그날의 내 감정에 따라 다르게 보였으리라.
세상만사가 내 기분 하나에 따라서 모든것이 다르게 보였다니..
Esprit는 불어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능력'이다
가을은 우울하다. 그래서 일찍 결단을 내고 헤어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든다
- '우리, 여기쯤에서 그만 작별을 하자. '-
이렇게 용기있게.
조각의 작가는 올림픽공원이라는 열린 공간에서 지리, 언어, 문화, 정치 등의 장벽을 넘어 사람들이 나누는 대화의 가치를 표현했다고 한다.
알제리 사람인 자신이 작품을 통해 한국인들과 만날 수 있는 것처럼 예술이 훌륭한 소통 수단이라고 믿고 있다.
작품에서 두 인물은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대화하면서 서로의 존재를 확인할 뿐만 아니라 자아를 실현하고 마침내자신을 초월할 수 있다는 작가의 믿음을 보여준다.
Photo :: Chris Yoon
Copy :: 윤필립(尹馝粒)
Sculpture :: 대화(Dialogue) / Mohand Amara(모한 아마라) / Algerie(알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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