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이야기

Autumn esprit 4 / an autumn rain

Chris Yoon 2021. 11. 6. 01:49

 

 

 

 

잠결에 빗소리를 들었다.

Paris의 비오는 거리가 떠올랐다

낙엽이 물들며 떨어지기 시작하는 샹제리제 거리의 카페 앞.

파리지엥들은 둘 씩, 셋 씩 모여앉아 담배를 피우고 커피를 마시며

이 거리에서 쓸쓸히 살다가 죽어간 예술가들을 이야기하고 샹송을 나즉하게 읊조리기도 하며

우산을 받고 걸어가는 행인들과 인사를 나눌것이다.

나는 요즘 불안하다.

살아있으면서도 죽음에 대하여 생각하고 내가 죽기전에 해야할 일들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생각하며

어떻게 해야 내가 떠난 후 아무 흔적없이 깨끗하게 세상을 떠났는지에 대해 생각한다.

어찌 흔적이야 남기지않을 수 있을까마는 될수록 내가 쓰던 물건들, 특히 내가 썼던 글들, 내가 찍어 모은 사진들,

내가 들었던 음악 C.D. 그 외 내가 모으고 사들였던 물건들을 버려야할지 걱정한다.

내가 앞으로 숨쉬고, 사고(思考, thought)하고, 나에게 벌어지는 일들을 해결해 낼 수 있는 시간들이 얼마나 남았을까?...

어둠속에 일어나 비오는 거리를 내어다 본다

정말 많은 가을비가 내리고 있다

빗소리를 듣고 비에 젖는 거리를 보니 머릿속이 환해지고 가슴이 후련해진다

아!, 요즘 뭔가 짓눌리며 살아왔구나.


- Photo :: Chris Yoon

- Copy :: 윤필립(尹馝粒)

- Music :: Jim Chappell - The Rain [4:49]

 

 

 


Jim Chappell - The R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