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잡아 두고싶다. 이 봄
꿈과 같은 봄 날이 지나간다
올 봄은 내게, 그리고 너에게 특별한 봄 날이다
좋은 일이 있으면 귀신도 시샘을 한다기에 입을 꾹 닫고 있으려니 온 몸이 근질거린다
어디를 가도 새로운 생명들이 피어난다
어둠이 깃 들어도 잠을 자면서도 이 환희를 느끼고 싶어
라이락을 두어가지 꺾어와 크리스탈 병에 꽂았다
겨우내 인내하며 봄을 기다려 꽃을 피운 쟈스민 화분과 어찌 이리도 배합이 잘 맞을까?
은은한 보라빛 색감이 무채색 거실 분위기와 넘치지도 튀지도 않고 잘도 들어 맞는다
향기는 또 어떤가?
저마다 둘째 가라면 서럽다할 그 향기 은은하면서도 짙어서 바람결에 십리를 간다는 귀족스러운 향들
나는 가만이 어느 구석에 묻혀서 숨 쉬는 것 조차 조심스럽다
내 작은 미동(微動)에도 고여있던 향기들이 출렁거린다
쇼팽을 듣거나 죤 필드를 꺼내 듣는다
일요일 오후, 브른휄시아 쟈스민이 진다
'흰 꽃잎 떨어진 자리마다
고이는 슬픔...'
무수한 꽃을 피웠던 브른휄시아 쟈스민이 드디어 꽃 한 송이를 떨어뜨렸다
한때 보라색 꽃봉오리를 터뜨리며 그 짙은 향내를 쏟아 내더니
차츰 그 꽃송이 하얀 꽃잎으로 바뀌고
이젠 그 풍미를 저버리듯, 드디어 꽃 한송이 떨어뜨린다
나는 안다
이제 그 흰 꽃잎들 별처럼 쏟아져 내릴것을...
그 꽃잎 떨어져 내린 자리에
나즉하게 쇼팽의 곡을 띄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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