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이야기

날자, 다시 날자

Chris Yoon 2021. 10. 31. 17:16

너무 답답한건 사실이다.

뉴스를 봐도 그렇고, 친구와 만나 이야기를 나눠봐도 그렇고, 권위자와 상담을 해봐도 그렇다.

더구나 마스크까지 쓰고 다녀야하니 더 숨이 턱턱막히고 가슴이 터질듯 답답하다.

전철을 타려고 지하로 내려왔는데 벽에 갈매기가 날고있다.

먼지와 때가 새까맣게 묻은 압구정 지하철벽, 그래도 갈매기가 시원스레 난다.

옛날에 모사를 일삼던 권력가가 압구정이라는 정자를 짓고 한강을 내려다 볼때, 갈매기가 날고 있었다는 말인가?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요즘 정치인들은 싸움질들만 하지말고 차라리 한강으로 나와 흐르는 강물이나 바라보며

이 난세를 구원하는 묘안이라도 생각할 것이지.

 

 

 

지난해, 울릉도를 거쳐 독도를 다녀왔을때 일이다.

울릉도 항구의 긴 방파제를 걷다가 날개를 접고 쉬어가는 갈매기를 보았다.

세상의 모든 생명이 있는 것들은 쉬어가기 마련이다.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말을 타고 달리다가 이따금 말에서 내려 자신의 영혼이 잘 따라오는지 뒤돌아본다고 한다.

나도 잠시 쉬었으니 다시 날고싶다.

 

어디로 가게 될지 모르지만 일단 날아보자

심호흡 한번 하고 멋진 폼으로 다시 비행을 하고싶다

그래, 하늘에 떠있는 새들도 처음부터 날 수 없었다

 

- 나, 그리고 너. 다시 날아오르는 친구를 위해서.

 

Photo / Copy : Chris 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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