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잠잠하다.
바다는 잘 있다.
이렇게 폭풍이 오던 날부터 오늘까지 바다와 함께 지내다니...
마치 한 사람을 곁에두고 그가 분노하며 몸을 뒤집고 뒤채는것을 보며
그를 위로하고 진정시켜 그가 평온을 다시 찾을때까지를 지켜 본듯하다.
이제 바다는 잠잠하다.
그렇다면 내 분노는 누가 잠재워 줄것인가.
가을이 왔다. 이제 완연한 가을이다.
태풍이 4개나 지나갔고 사람들은 태풍이 지나간 흔적을 복구하며 땀을 흘리고 때로는 절망하기도 한다
코로나는 여전히 제2의 발병을 퍼뜨리며 도시를 공포에 몰아넣고 사람들은 실직과 줄어든 일자리로 기근에 허덕인다.
나는 바다를 두고 서울로 돌아왔다
그리고 긴 잠을 자고 일어나 또 다시 살기위해 일상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맑은 감자국,
알리오 올리오 파스타,
가지를 토핑으로 얹은 피자,
나는 폰으로 On Line 주문을 하여 새벽에 문앞에 두고간 재료들로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지냈다
그러다 볼 일이 있으면 마스크로 단단히 무장을 하고 거리로 나왔다.
전철을 타면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를 실시하며 한 칸씩 띄워 앉는다.
극장도, 술집도, 페스트 후드점도 모두 각자 알아서 서로의 거리를 유지한다.
될수록 외출을 줄이다보니 바깥세상이 궁금하여 뉴스를 본다
가족 이기주의로 자신의 자식은 軍의 특혜를 받게 갑질행사를한 여성장관이
자신의 권리를 남용하며 뉴스에 나와서 싱글싱글 웃으며 거짓말을 하다가 끝내는 철저한 조사로 빠져나갈 수 없게되자
인정을 하고 S.N.S.로 전국민에게 사과를 하고, 그러면서도 자기가 없으면 이나라가 곧 망할것처럼 국정을 걱정하며
자신의 사임을 할 뜻을 전혀 비치질 않는다.
이 나라의 장관급들이 모두 이런식으로 국민들의 실망과 분노를 산다면 우리는 누굴믿고 이 나라에서 살 수 있을까?
이 나라의 정세가 사뭇 걱정스럽다.
얼어붙은 세상만큼이나 새벽녁에는 춥다.
글을쓰다 깜빡 잠이들어 새벽 4시에 눈을뜨면 오들오들 떨고있다
이제 여름 침구를 손질하여 햇빛에 말려서 건사하고 두터운 침구를 꺼내어 놓아야겠다.
이제 바다로 나가며 가지고 갔던 '이병률 시집'을 다시 책장에 꽂아야겠다.
우리는 안 괜찮으면서 괜찮다고 말합니다. 당신은 혼자를 핑계로 혼자만이 늘릴 수 있는 힘에 대해 모른 척합니다. 누구든 한쪽으로 치우칠 수 있겠지만 당신만은, 방에서 나와 더 절망하기를 바랍니다.
오래 전하지 못한 안부를 전합니다.
바다는 잘 있습니다.
-이병률시집: 뒷표지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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