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York, SOHO

SOHO가 잠에서 깨어나는 시간
종업원들의 의상이 한결같이 검은색에 비해
그들이 손질하는 제라늄 화분의 꽃들이 유난히 빨갛고 곱다
건물도 검정색이다. 거기에 SOHO라는 Logo는 제라늄 꽃잎같이 빨갛다
이렇게 SOHO는 사람도, 건물도, 꽃도, 모두 어우러져 그중 전체의 일부분처럼 되어있다
Black & Rad... 세련의 극치다.

 

 

뉴요커들은 부런치(brunch)를 즐긴다
아침겸 점심으로 부담이 없는 식사와 커피 한 잔
오전 10시쯤되면 브런치를 즐기려는 뉴요커들로 거리가 온통 화사해진다

 

New York, 특히 SOHO Street는 걱정할 만큼 공기가 혼탁하지않다
그래서 야외에서 식사를 해도 좋다
가개앞은 야외용 테이블이 펼쳐지고 하얀 식탁보가 덮였다
뉴요커들은 그곳에서 식사를 하며 흡연을 즐긴다

 

 

시간이 조금 지나면서 자리가 다찼다
뉴요커들의 식사시간은 다소 길다고 볼 수 있다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여유있고 한가하게 식사를 즐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젊은이들 문화에 비해 New York은 중년들의 문화가 우세하다
젊은이들은 햄버거를 사서 거리를 걸어다니며 먹고 중년들은 이렇게 여유있는 문화를 즐긴다

 

 

Wine Bar로 들어가 보니 스탠드가 가지런히 잘 정돈돼 있다
바 탠더를 향해 앉아 자기의 기호대로 주문하면 된다
안주는 주로 치즈가 나온다
치즈의 종류가 무척 많다
우리는 Wine안주로 과일을 찾는데 그건 잘못된 상식이다
Wine이 과일주이므로 안주는 낙농제품인 치즈가 제격이다

 

 

뉴요커들은 개를 좋아한다
애완견인 작은 개보다 큰 개를 더 선호한다
큰 개와 실내에서 가족처럼 함께 생활하며
하루에 한번씩 함께 산책을 하기도 하고 차를 타고 주인과 함께 시내를 활보하기도 한다
만일, 산책을 시키지않으면 동물학대로 고발 대상이 된다

 

New York, SOHO Street에는 식당외에도 그림을 파는 화랑도 있고 옷을 파는 가개도 있다
그림은 Original보다 복사분이 더 많다
뉴요커들은 실내의 분위기에 따라 그림을 맞춘다
그림의 전반적인 색, 그에 맞는 액자 , 그리고 집안의 전반적인 색조 톤
그렇게 삼위일체가 맞아야 한다
그래서 뉴요커들은 그림 임대를 하여 자주 교체하기도 한다

 

 

New York은 가히 인종전시장이라 할 수 있다
그만큼 개성들이 강하다. 따라서 그들이 입는 의상 또한 여러가지 유형이다
유행이 따로 없다. 뉴요커는 결코 꾸민것 같지않은데 자연스러운 멋이 있다
그저 아무옷이나 걸쳤는데 기가 막히게 멋 있다
편하고 자연스러움이 묻어나는 옷, 그것이 제일 좋은 옷이다

 

 

건물 한 면을 온통 슈퍼그래픽(Super Graphic)으로 처리해 놓았다
그런데 슈퍼 그래픽이 뉴요커 답다
결코 인위적이지않고 후리(Free)하게 線으로 처리해 놓았다
차라리 Graphic처리라기보다 세련된 낙서같다

 

 

이 그래픽은 무척 에로틱하다
여성의 손이 인체의 어느 부분을 찌를듯이 누르고있다
그런데 그 분위기가 묘하다
할퀴고 상처를 낼듯 하지만 묘하게 자극적으로 다가온다
새디즘적인 쾌감.

 

 

그 건물 아래 멀리서 한 여성이 걸어 오는데 의상이 극과 극을 달리는 Black & White이다
그리고 한쪽 소매는 길고 한 쪽은 아예 없는 민어깨이다
멋 있다. 눈에 확 들어온다
볼륨감있는 가슴도 온통 크로즈업되며 다가온다

 

 

 

그 여성이 지나갔다
나는 고개를 돌리고 돌아섰다
그 여성도 나를 보았다
피부가 검은 동양남자가 검은색 머리를 하늘로 뻗치듯이 세우고
흰 티셔츠 위에 양쪽에 큰 주머니 옷을 입고.
어떤날은 맨 몸에 저 주머니 옷만 입고 다녔었다
SOHO의 스치고 지나감은 극히 자연스럽다

Chris Nicol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