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0. 3. Paris, Monmartre 어제 박정대 어제는 네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 슬펐다 하루 종일 환청에 시달리다 골방을 뛰쳐나가면 바람에 가랑잎 흩어지는 소리가 자꾸만 부서지려는 내 마음의 한 자락 낙엽 같아 무척 쓸쓸했다 빗자루를 들고 마당을 쓸면 메마른 가슴에선 자꾸만 먼지가 일고 먼지 자욱한 세상에서 너를 향해 부르는 내 노래는 자꾸만 비틀거리며 넘어지려고 한다 어제는 네 모습이 보이지 않아 슬펐다 네가 너무나 보고 싶어 언덕 끝에 오르면 가파른 생의 절벽 아래로는 파도들의 음악만이 푸르게 출렁거리고 있었다 그 푸른 음악의 한가운데로 별똥별들이 하얗게 떨어지고 메마른 섬 같은 가을도 함께 뚝뚝 떨어지고 있었는데 내가 정신을 가다듬고 내 낡은 기타를 매만질 때 너는 서러운 악보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