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국내여행

제주여행 II - 형제섬

Chris Yoon 2021. 10. 27. 03:01

 

 

섬 속에 또 섬이 있다

섬 속에서 또 섬을 본다

저 섬 속에서 꼭 한 달만 살자

 

 

 

 

사진찍기 좋아하는 놈, 사진 찍으라고 친구가 잡아준 숙소에는 아침마다 눈을뜨면 형제섬이 보인다.
형제섬... 섬 속에서 또 섬을 본다.
나는 매일아침 새벽에 일어나 무슨 거창한 의식을 치루듯 정중하게 카메라 도구를 챙겨 나간다.
새벽바람은 매섭고 아직 새벽바다의 추위는 가시지않았다.
바닷가에 트라이포드를 세워놓고 동녘하늘이 열리길 기다린다.
차츰 붉게 물들어오는 하늘. 그러다가 어느순간 눈섭같은 붉은 태양이 솟아 오른다.
오늘 떠오르는 태양은 어제의 태양이 아니다.
매일 형제섬의 동녁하늘은 다른 모습을 연출한다.

매일 다르게 떠오르는 저 태양을 찍으며 꼭 한 달만 여기서 살자.
새벽바람 맞으며 지나간 추억에 눈물 글썽이고,
바람이 전해주는 소식 귀담아 듣고,
아침해 솟아오르면 반갑게 인사 나누고,
해가 중천에 머무르면 부둣가 식당으로 찾아들어가 고등어회 한 접시에 좁쌀막걸리 한 잔으로 허기 때우며
그래, 여기 형제섬 앞에서 꼭 한 달만 살자.

 

- Photo :: Chris Y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