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西 Europe

Paris, 마지막 눈 내리다

Chris Yoon 2021. 10. 23. 06:04

Paris에도 눈이 내렸다
Seine강에도, Eiffel탑에도 눈이 쌓였다
그렇잖아도 온통 하얀 도시인 Paris가 온통 하얗게 되었다
Seine강을 오르내리는 유람선엔 등불이 켜졌다
강물에 비치는 저 따뜻한 불빛, 그림자.

 

 

눈이 내린 날에는 항상 이별을 하는 연인들이 있기 마련인가?
Pont Neuf 다리 아래에서 오랫동안 서있는 연인들이 있다
여자는 무언가 남자에게 이야기한다
남자는 잠자코 듣고있다
그러나 사랑은 이미 오래전부터 식어버린게 아닐까
프랑스어로 이별을 이야기하는 연인들은 어쩌면 영화속의 사람들같다

 

 

예술가의 다리(Pont des arts)로 한 남자가 뛰어간다
건강한 몸매가 마치 젊은날의 아랑드롱을 닮았다
그 옆, 다리 난간에 자물쇠가 주렁주렁 매달렸다
여기서도 자물쇠를 채우고 열쇠를 Seine강에 던지면 사랑이 이루어지는 것일까?

 

 

노틀담사원이 강건너에 보인다
눈 덮인 노틀담(Notre Dame) ... 안소니 퀸이 떠오른다
짚시여인 에스메랄다도 떠오르고
저 노틀담(Notre Dame)의 돌 난간을 날아다니듯이 건너뛰어 다니며
돌 틈에 핀 야생화를 꺾어 짚시여인에게 주던 꽈지모도 꼽추
불에 타죽어 재가 되어도 바람에 흩어지지않는 것이 있었다지
그것은 마치 에메랄드 보석같은 사랑이었어

 

 

눈 쌓인 거리로 지나가는 남자.
파리지엥.
(Parisien)은 왠지 낯선 이방인같다.
오히려 내가 오래 Paris에 머물던 사람이고 저들이 이방인 같다.
왜 일까?...
독특한 그들의 걸음걸이가 그런 인상을 남겨주리라.
서두르지않고 리드미컬하게 걷는 파리지앵들의 뒷모습은 최고의 예술품이다.

 

 

 

Eiffe 탑 아래로 두연인이 천천이 걷고있다
걸음걸이도, 언어도, 물 흐르듯 천천이다
어쩌면 저들은 사랑도 저렇게 천천이 할것이다. 리드미컬하게.

세르쥬 갱스부르(Serge Gainsbourg)와 제인버킨(Jane Birkin)의 정교하게 뒤엉켜진 Nude사진이 떠오른다
夫婦이면서도 매일 불륜처럼 살던 사람들.
그들 사이에는 딸 샤롯 갱스브르(Charlotte Gainsbourg)가 태어났고
그 딸이 성장을 하자 세르쥬 갱스부르(Serge Gainsbourg)는
딸과 함께 情事를 하며 세상에 공공연히 공개했다
그 노래가 Charlotte for Ever이다.

 

 

 

Monmartre (몽마르뜨)로 가는 길,
情事를 하기 위해선 壁으로 둘러진 집이 있어야 한다
La Dacadanse... 세르쥬 갱스부르(Serge Gainsbourg)가 만들고 제인버킨(Jane Birkin)이 부른 노래이다

* decadence [dékədəns, -dənsi]

19세기 말 프랑스와 영국 등 유럽에서 유행하였던 문예 현상으로 타락, 퇴폐, 쇠퇴라는 뜻

 

 

Monmartre (몽마르뜨)로 올라가는 길엔 회전목마가 있다
回轉木馬,...carrousel(카루셀)이라고도 하지
回轉木馬라는 우리말도 근사하고 carrousel이라고 하는 외국어도 멋있다
회전목마는 겨울이면 지나간 여름을 회상하며 혼자 서있는듯 하다
늙은후 젊은시절을 회상하는 우리인생도 회전목마와 같다

 

 

회전목마는 언제나 시계의 반대 방향으로 돌아간다.
회전목마는 360도 돌아가는 회전운동을 하고 있는데 수평으로 운동을 반복하고 있다
이것이 회전 운동을 할 때는 힘이 생기게 되는데 원판에 공을 놓았을 경우 공은 바깥 쪽으로 굴러간다.
이것은 원심력 때문이다. 이것과 반대되는 힘이 구심력인데 회전목마의 중앙의 축이 받는 힘이다.
이렇게 과학적인 놀이기구를 사람들은 항상 감상과 추억으로 떠올리며 가슴을 적신다

 

 

 

아까 Pont Neuf 다리 아래에 서있던 연인들이다.

Pont Neuf 의 연인들 을 생각나게 한다.

< Pont Neuf 의 연인들 / Les Amants du Pont-Neuf... 가만이 입안에서 되뇌여본다

처음 이영화를 보러 갈적에 아주 멋있는 연인들을 떠올리며 잔뜩 기대에 부풀어 극장엘 들어갔었다

영화가 시작되고 그 연인들은 Pont Neuf 다리에 머무는 거지들이란걸 알았다

내가 좋아하는 쥴리엣 비노쉬 (Juliette Binoche)와 잘 생긴건지 못생긴건지 지금도 구분이 안가는 드니 라방 (Denis Lavant).... 프랑스의 천재 감독으로 각광받았던 레오 까락스의 세번째 작품이었다.

제 퐁네프의 다리에서 촬영을 계속 할 수 없어서 그 주변 건물과 함께 실제 다리와 똑같은 셋트장을 지어서 엄청난 제작비가 들었다지.

폭죽이 터지는 밤하늘을 배경으로 Pont Neuf 다리 위를 미친 듯이 뛰어다니던 드니 라방.

그 위로 흐르던 웅장한 Zoltan Kodaly 의 첼로협주곡.

줄리엣 비노쉬와 드니 라방의 뛰어난 연기가 다시 생각난다.
그러고 보니 저 남자, 헤어스타일도 어쩌면 저리 드니 라방을 닮았을고...

Paris, 마지막 눈 내린다.

 

- Chris Nicol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