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일대는 거대한 얼음덩어리나 마찬가지였다.
얼음층은 세월이 흐르면서 두터워졌고,
그 무게를 감당하지 못한 해안의 무른 땅이 함께 무너져 내린 얼음에
패이고 깎이면서 아주 깊은 해안협곡, 피요르드가 만들어진 것.
해안선이 어지럽기로는 리아스식 해안과 비슷하지만
그 거칠고 웅장한 모습이 보는 이를 압도한다.
지난밤 꿈에 남극에 있는 한 수도원을 보았다
얼음벽돌로 세워진 얼음수도원,
흰곰의 가죽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쓴 수도사들은
얼음십자가상과 얼음성모상 앞에서 찬미가를 불렀다.
하얀 콧김과 하얀 입김이 펄펄 날리며
수도사들의 긴 머리칼과 눈썹과 수염에 고드름을 맺히게 했다.
저녁미사 시간,
수도사들이 바치는 비나리의 뜨거운 숨결이 피어오르더니
순식간에 얼음집이 다 녹였다.
얼음수도원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수도사들도 사라졌다.
잠을 깨고 난 뒤, 온종일사라져버린 얼음수도원을 묵상했다.
무념무상의 설원에 들 수 있었다
- 고진하의 '얼음수도원 - 피정(避靜)일기'
Kerani - Arctic Sunrise (2014)
1. Arctic Sunrise
2. Ice Kingdom
3. Far Away From Home
4. Norway
5. Drifting Ice
6. Aurora Sky
7. Discovery
8. Spirit Of The Last Wilder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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