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ianist
전쟁의 포화속, 폐허가 된 도시속에서 쇼팽의 음악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전쟁으로 폐허가 된 폴란드 어느 거리에 황량히 홀로 서서 죽음과 두려움, 추위와 배고픔과 싸우는 피아니스트를 본 적이 있는가?
전쟁의 포화속, 폐허가 된 도시 안에서도 인간과 인간은 아니, 죽여야 하는 자와 죽임을 당하는 자는서로 교감한다.
그것은 바로 음악의 힘, 세상에는 아름다운 음악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2001년 1월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전율했다
지금도 DVD로 가끔씩 볼 때는 한 밤을 이용해서 혼자 깊이 몰입하며 이 영화를 보곤 한다.
그를 발견한 독일의 장교 앞에서 폐허가 된 건물 잔해 안에 마치 그처럼 끈질기게 목숨을 보존해 오며피아노 앞에 앉아서, 목숨을 담보로 연주하던 모습과 바로 그 음악.
"지금까지 살아 있었다면 신의 어떤 다른 뜻이 있을 거야"라며 그에게 빵을 나눠주던 독일 장교.
피아노를 너무나 사랑하였던 그인지라 폐허속에서 온전히 보전되어온 피아노를 발견하고도, 소리를 낼 수가 없어서 그저 손가락 흉내로만 연습해 오던 그가, 삶의 경계점에서 쏟아내던 폭발적인 연주. 그 잊을 수 없는 모습과 음악.
나는 이영화를 폴란드로 가는 버스 안에서 다시 한번 보았다
세계 1,2차 대전은 전세계를 송두리째 흔들었다특히 2차 대전, 나치에 의해 저질러진 600만명의 유태인 학살은 인간이 과연 어떤 존재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불러일으켰다
영화‘피아니스트’는 나치가 저지른 전쟁의 참상 속에서 살아난 실존 인물인 폴란드 출신의 유태계 피아니스트 블라다슬로프 스필만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영화는 참혹한 전쟁 속에서 인간이 보여주는 선과 악, 인간의 한계와 인간의 초월성,자유를 향한 인간의 의지, 적과의 동거(?)를 가능하게 했던 예술,배경으로 남아있던 이 모든 것들이 전경으로 새롭게 배치되면서 스필만은 자연스럽게 배경으로 물러나 앉았다
훌륭한 피아니스트 하나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는 상황에서도 그를 숨겨주었던 사람들이 보여주었던 용기
그건 자연인 스필만이 아닌 ‘피아니스트’ 스필만을 살리고자했던, 그 참혹한 전쟁도 꺽지 못했던 예술에 대한, 아름다움에 대한 존경심이었을 것이다
그런가하면 많은 사람들이 스필만을 돕기 위해 모금을 해주었지만 그 모금된 돈과 스필만의 시계까지 갖고 도망간 사람
아무런 동요 없이 유태인을 향해 총을 겨누는 사람들,그 양극에 선 모습 모두, 인간 안에 존재하는 모습이다
프로이트는 인간을 움직이는 충동을 쾌락이라고 보았다
이 괘락에 대한 억압이 신경증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그의 이론은 설자리가 없다
자유를 향한 목숨 건 싸움, 자신의 목숨이 위험한 상황에서도 타인에 대한도움의 손길, 어찌할 수 없었던 전쟁이라는 운명 앞에서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마침내 그 전쟁 속에서 살아남은 사람들
그들을 어떻게 쾌락을 좆아 사는 사람들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아이슈비츠 수용소에서 살아남았던 빅터 플랭클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과 결별을 한다. 그리고 ‘인간은 의미를 추구하는 존재’라 규정하고 정신요법 제 3학파인 ‘로고 테라피학파’를 창설했다.
다시 영화 이야기로 돌아와 스필만이 다시 게토로 돌아와 숨어 지낼 때, 그 앞에 독일 장교가 나타난다우리 모두의 가슴이 출렁하는 순간이다
그 때 독일인 장교가 스필만에세 누구냐고 묻는다
스필만은 본인은 피아니스트였다고 대답한다
독일 장교가 피아노를 쳐보라고 한다
스필만이 피아노를 친다
피아노 연주가 끝났을 때, 몇 번을 본 영화였지만 순간, 가슴이 울컥한다영화 마지막 장면, 스필만이 청중 앞에서 오케스트라와 함께 피아노 협연을 하는 것과는또 다른 의미의 감동이다.
마지막 장면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은 풍요 속에 얹어진 또 하나의 풍요 같은 감동이었다면
독일 장교 앞에서의 그의 연주는 절대적 절망과 궁핍, 공포 가운데서 피어난희망이며, 살인과 죽음, 잔혹함 이면에 인간에게 남아있는 아름다움에 대한 갈망그런 것들이 한꺼번에 밀려와 가슴을 울컥하게 만드는 그런 감동이었다
히틀러가 600만의 유태인을 학살할 때, 그 일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끔 해준 이가 있었다.
아이만이라는 사람이었다. 그는 전쟁 후 숨어지내다 이스라엘 정보부에 잡혀 예루살렘에서 재판을 받게 되었다
그 때, 현대의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철학자 중의 한명인 한나 아렌트가 그 재판장면을 목격하게 되었다
한나 아렌트는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라는 보고서에서사람이 생각하기를 포기할 때 얼마나 큰 죄를 저지를 수 있는가를 보여주었다
아이히만은 우리가 생각하는 통념상의 살인광하고는 거리가 멀었다
그는 너무도 평범한 사람이었다
그는 다만 ‘생각하지 않고’ 상사의 명령에 복종한 ‘생각하기를 포기한 사람’이었다
영 화 : The Pianist 감 독 : 로만 폴란스키
출 연 : 애드리언 브로디, 미하일 제브로브스키, 리차드 리딩스, 안소니 밀너, 반자 뮤즈 더보기
장 르 : 드라마, 전쟁
개봉일 : 2003.01.03
정 보 : 125분 / 12세 관람가 (국내)
제작노트
피아니스트는 거대한 스케일과 완벽한 역사현장의 재현을 자랑하는, 근래 보기 드문 작품이다.
2차 세계대전이라는 인류역사상 거대했던 전쟁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독일, 폴란드, 영국 등 전 유럽대륙의 노련한 노하우와 장인정신이 완성시킨 대서사시이다.
총 제작비 3천5백만달러(약 420억원), 1천명이 넘는 스텝과 연기자, 그리고 엄청난 크기의 촬영세트가 이 영화를 위해 준비되었다. 쉰들러 리스트로 오스카를 수상한 세계적 프로덕션 디자이너 알란 스타스키는 수개월의 사전조사와 준비를 통해 1930~40년대의 유럽을 21세기에 다시 세웠다. 그러나 피아니스트가 단지 대작 영화의 장점만을 지녔다면 유사한 다른 영화가 주는 오락적 재미만을 선사했을지 모른다. 이 영화는 CG나 얄팍한 영상스타일을 배제하였다.
감독 폴란스키는 거짓으로 화려하게 꾸며진 영화가 아닌, 제작부터 진솔한 인간의 땀을 사용함으로써 강요된 감동이 아닌,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격정적인 눈물을 이끌어내고자 했고 그것은 성공했다.
완벽주의자로 유명한 폴란스키 감독은 주연 배우를 찾기 위해 유럽에서 미국까지 샅샅이 다녔다.
그는 스필만과 외모적인 흡사함이 아닌 이미지의 일체를 가져다주는 배우를 원했다.
영국에서의 대규모 오디션도 폴란스키에게 만족스런 배우를 가져다주지 못했으나 미국까지 배우영역을 확장시킨 폴란스키는 마침내 애드리언 브로디를 발견하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빵과 장미씬 레드 라인에서 연기력을 펼친 브로디는 미국인임에도 불구하고 전시의 공포에서 살아남는 폴란드 예술가 스필만의 감정을 세심하게 연기해내었다.
한편, 폴란스키는 주연뿐만 아니라 잠깐 스치는 보조연기자에도 완벽함을 원했다. 그는 반세기 전 폴란드, 유대인, 독일인들의 느낌을 그대로 전달할 수 있는 보조연기자들을 수 천명의 인터뷰와 사진촬영 등을 통해 캐스팅하였다. 특히 독일나치군을 연기한 배우들은 감독조차 다시 한번 유년시절의 공포를 경험하게 할만큼 섬뜩한 분위기를 던져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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