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애송詩

가파도 4 (하얗게 지나가는 바람) - 권재효

Chris Yoon 2021. 10. 14. 11:49

 

청보리밭에 하얗게 바람이 지나가고 있었다

온 몸으로 온 몸으로 그는 느끼고 있었다

 

 

 

가파도 4 - 하얗게 지나가는 바람

 

몇 년 전, 한 사내가 그 섬에 있었다

온 섬 가득히

청보리가 일렁이는 무렵이었다

사내는 화폭에 청보리를 담았는데

암만해도 바람을 담지못 하겠다며

툴툴거렸다

 

달빛 쏟아지는 청보리밭

갑자기 붓을 잡은 그의 손이 춤을 추었다

청보리밭에 하얗게 바람이 지나가고 있었다

온 몸으로 온 몸으로 그는 느끼고 있었다

 

 

권재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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