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가 끝나고 다시 돌아온 일상.
이번 추석연휴는 9월 9일부터 시작으로 대체공휴일인 12일까지 사흘간의 긴 연휴였다.
그러나 명절이 끼고 대체공휴일로 연휴가 길다해도 우리가 산다는 것은 그저 연속성의 별다름없는 그 생활이 이어지는 것이다
연휴가 시작되기 전날이었던 8일에 송교수의 진료가 기분좋게 끝났기에 큰 시름은 덜었지만 대상포진으로 인한 다리통증의 고통으로 진통제를 찾아 삼키며 잠을 못자고 침대에서 뒤척이기는 마찬가지였다.
신음을 참아가며 엎치락 뒷치락거리다보면 밤새 침구는 흥건히 땀에 젖었다.
나는 아침에 일어나서 젖은 침구와 속옷을 세탁기에 넣고 빨았다
연달아서 이틀간을 빨래를 하며 연휴의 반을 지내고나니 추석날은 미국이 9.11테러를 당한 비극의 날이었다.
그러고보니 이번 추석은 좀 빠른감이 있었다.
뉴욕 9.11테러가 났던 해는 더웠다. 그리고 I.M.F.가 거의 끝나가던 시기였다.
그때 나는 직장을 잠시 쉬며 충무로 영준이의 스튜디오에서 출장중인 영준을 대신하여 일을 봐주고 있었다.
그렇게 세월은 지나고 세계의 역사는 바뀌고 우리는 계속 존재하고있다.
금년에는 해마다 추석전에 불어오던 태풍이 조금 일찍 상륙을하여 부산, 울산, 포항을 거쳐 빠져나갔다.
그 전에 서울 강남에서는 170년만에 홍수로 많은 재해를입었다.
코로나로 인해 경기가 안좋다고해도 고향을 찾아가는 사람들은 모두 다녀온듯하다.
나는 죽은듯이 집안에서 조금씩 움직이며 아파서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땀을 비오듯 흘리다, 오돌오돌 떨다가, 민감한 기온의차를 이겨내지 못하고 옷을 벗었다, 입었다, 모포를 뒤집어 썼다가 얇은 홑이불로 꺼내 교체를 해서 덮다가... 살기위해서 나름대로의 최선을 다하며 연휴의 시간을 보냈다.
그러면서 거실소파에 앉아서 남한산성뒤에서 피어올라 형태가 바뀌며 흘러가는 하얀 구름들을 촬영하기도하고 매일 날아오는 산비들기들의 모습을 간간이 찍기도하며 지인들과 S.N.S.로 안부를 나누었다.
그 중 장흥에 사는 강대철형이 보내준 메시지가 울림이 커서 잠시 생각에 머물러있기도 하였다.
<보내준 서신 고맙습니다.
보름달처럼 밝고 풍요롭게 우리들의 나머지 인생도 추스려봅시다.
그간 살아온 삶, 어떻게 마무리를 하는가가 가장 중요한 일이겠죠.
항상 건강하시길...>
나는 그에게 지난 1년간 혈액암선고를 받고 항암치료를 받으며 고생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것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소식을 전할때마다 아프다는 말을 전하는 것도 그렇고하여 말을 않하다보니 건강하게 잘 있는 줄로 알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라 많은 지인들은 아직 내가 암선고를 받고 항암치료를 받았음을 거의 모르고있다.
앞으로 내가 20년을 더 살 수 있다면 파격이다.
그간 살아오고 앞으로 이어질 남아있는 날들, 어떻게 마무리를 지어야할런지... 아직도 머릿속은 정돈이 안된다.
이제 본격적인 일도 없고 예전처럼 긴 여행도 못하고, 높은 산에도 못 올라가고. 사진도 많이 찍지 못할것이다.
그렇다면 그 시간들을 어떻게 내가 살아있는 날의 귀중한 날이되도록 쓸까?
청사진도 그리지를 못하고있다.
우선은 빨리 건강해져야한다.
연휴를 아직도 통증의 고통속에서 힘들게 보내며 생각해본다.
- 남한산성이 보이는 창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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