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밤, 잠을 이루지못하고 꼬박 밤을 새웠다.
통증의 아픔은 온 몸을 쑤셔대며 아픔은 온몸을 지배했고 구석구석 온 몸은 마치 벌레가 기어다니듯 근질근질 가려워서 잠을 못이루고 이리저리 뒤척였다.
오늘은 병원에서 온갖 검사를 마치고 송교수와 판독을 하며 그동안 1년간의 최종 진료를 하는 날이다.
1년전에 아밀로이드를 동반한 혈액암을 선고받은 날,
나의 머리속은 하얗게 점멸하며 아무 생각도 나지않았다.
사람들은 나의 생존여부를 만나는 사람들마다 거의 포기했고 심지어 어느 병원에서는 많이 살아야 3년이라고 못을 박았다.
그러나 아내는 울면서 끝까지 고칠 수 있다는 희망의 줄을 놓지않고 병원을 함께 다니며 상담에 참여했다.
나는 죽는다는 실감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삶의 의지를 반은 포기를 했다.
그리고 송교수와 시작한 정확한 두달간의 검사와 항암치료.
항암치료는 1차에 4번씩 8차까지 받았다.
죽고싶었던 1년, 아니, 죽음보다도 더 못하게 살아왔던 1년.
나는 그 속에서도 스마트폰을 가지고 다니며 사진을 찍고 나의 병상생활을 기록했다.
뭐랄까? 그냥 아파하다가 죽고나면 無名의 노인으로 사람들에게서 잊혀지지만 나의 병명과 치료방법, 의학연구 기록을 해둠으로서 사람들은 제각기 나의 삶을 판단하며 슬퍼해주거나 그냥 혀를 끌끌차며 나의 지난 삶을 낙서장처럼 휴지통에 집어넣는 사람으로 나뉠것이다.
그러나 한국전쟁 이전에 태어난 어려운 시절에도 황제같이 상위클라스의 미술수업을 받으며 평생을 예술가의 자질을 십분 활용한 삶을 살다간 나를 오래도록 기억해주길 바랬다.
- 검사한 것은 모두 좋아졌습니다.
심장, 폐 기능, 모두 좋고 앞으로도 차츰 더 좋아질 것으로 사료됩니다.
단지 부종을 다스리기위해 치료방법으로 이뇨제를 많이 복용해서 신장기능이 조금 나빠졌음으로 의료보험 혜택으로 마지막 남은 항암치료를 한번 더 실시하겠습니다.
돌아오는 길.
태풍이 지난후라서인지 유난히 햇살은 맑고 하늘은 투명하게 높았다.
1년동안을 지켜봐주며 따라와준 아내에게도 뭔가 감사의 메시지를 보내고싶은데 도무지 생각이 떠오르질않았다.
이렇게 나는 좀 더 살게 되었다.
처음엔 나의 병세에 대해 몰랐던 가족들... 100세의 숙부님, 91세의 큰 누님, 82세의 작은 누님도 얼마나 가슴 조아리며 바랬던 일인가!
좀 더 겸손해지고, 좀 더 생각이 깊어지고, 좀 더 아름다운 문체를 쓰는 언어와 가슴을 풍요롭게 해주는 음악을 들으리.
체력이 허락을 하는한 가보지 못했던 지구위의 낯 선 곳을 떠다니며 눈과 귀와 감성을 풍요롭게 하리라.
될수록 생명이 붙어있는 살아있는것들을 먹지않고 쓴맛과 다섯가지의 맛을 느끼게하는 풀잎을 먹으며 생명을 지속하리라.
폭풍은 거세고 험했던 후에 무지개빛은 더 곱고 햇살은 투명한 법.
베란다에 날개를 퍼득이며 날아드는 날짐승들도 나의 회복을 축복해주는 날.
9월의 거센 폭풍이 지나갔다.
- Chris 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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