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봄볕이 완연하다.
내가 처음 다발성골수증에 의한 아밀로이드에 걸려 병명도 못찾고 퉁퉁부어오른 몸으로 병원들을 찾아 송파거리를 느리게 걸어다닐때는 낙엽이 지던 11월이었다.
지금은 때이른 봄꽃들이 다 피었다지고 연산홍의 계절이다.
내가 다니는 병원 앞마당에도 연산홍이 가득피었다.
이렇게 시간은 지나고 계절은 덧없이 흘러간다.
일주일에 한번씩 항암치료를 받다보면 시간이 어떻게 그리 빨리지나가는지 모르겠다.
지난 금요일, 항암치료 5차의 검사를 위해서 실행한 채혈작업은 작은 시험관으로 다섯개나 채혈을 했다.
나는 순간적으로 채혈사가 나의 팔에 꽂은 주사기에 재빠르게 교체주사기로 다섯개나 뽑아내는것을 그저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빈 시험관에 빨갛게 가득 채워지는 혈액.
채혈실을 나와서 X-Lay실로 걸어가며 나는 빈혈을 느끼며 휘청거렸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일주일간을 앓았다.
방에서 거실로, 거실에서 주방으로 몇 발자욱씩 옮겨다니면서도 앉았다일어나면 눈앞이 하얗게 점멸되는 현상에 가만이 서있다가 발걸음을 옮기고 마치 구름위를 걷는듯 무중력상태로 둥둥 떠다니는것 같이 걸어다녔다.
그리고 왼종일 삐마디가 쑤시는 통증으로 밤에는 잠을 못이루었다.
오늘 항암치료 5차 첫날, 병원으로 가려고 준비를하고 잠시 소파에 앉았다가 깜박 잠이들었다. 새벽 3시부터 잠을 깨었더니 피로가 아침부터 몰려온다.
- 아직 폐에 물이 조금 차 있군요. 이뇨제를 약한것으로 조제해 드릴테니 두 알씩 더 드세요.
백혈구도 정상이고 혈소판지수는 지난번보다 조금 더 내려갔지만 항암치료를 받기때문이란걸 참조하세요.
심장기능도 더 좋아졌고 빈혈도 이 정도면 견딜만합니다.
그리고 보십시요. 좌측은 처음 진단을 받았을때 도표입니다. 골수속에 좋지않은 단백질 암세포가 검게 가득차있습니다.
우측은 이번에 검사한 도표인데 하나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계속되는 항암치료로 많이 지쳐있다는 겁니다.
너무 힘드시면 이번주 한 주를 더 쉴까요?
- 아닙니다. 견딜 수 있습니다. 계속 항암치료를 하겠습니다.
나는 송교수에게 의지의 뜻을 보였다.
나는 수납계에서 수납을 하고 처방전을 가지고 외래실로가서 접수를 한후, 주사약 처방이 올때까지 한 시간을 한적한 구석자리 소파에 앉아있었다.
외래 주사실이 오늘은 무척 번잡스럽다.
커텐을 친 Room하나를 차지하고 누워서 벨케이트와 스테로이드 주사를 한시간에 걸쳐 주사하고 나왔다.
5차가 끝나고나면 나는 좀 더 낫겠지.
그러나 아밀로드가 완치가 안되는 병이라서 때로는 앞으로 내가 몇년이나 더 버틸까?... 하는 의문끝에 삶에 대한 조바심과 서글픔으로 감정은 교체된다
그러나 요즘은 치료만 잘하면 계속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는 송교수의 말이 위안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희망을 갖자.
전국의 암환자 여러분. 결코 포기하지 마십시요. 담당의사와 반드시 상의를 하여 치료를 꼭 받으십시요.
의지가 중요합니다.
- Chris 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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