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는 날이 추운가보다.
밤새 겨울비가 내렸다.
어두운 창밖으로 내려다보이는 거리는 어둡고 추워보인다.
병원에서는 깊은 잠을 잘 수가 없다.
간호사들이 수시로 들어와 혈압과 혈당과 체온을 첵크한다.
그리고 매일 채혈을 해가고 새벽이면 인턴이 와서 심장이 잘 뛰는지 이동식 심전도 검사도 해간다.
그러다보면 어설프게 선잠이 들었다가 화들짝 놀라 깨어나며 그들에게 혈관을 내어주고, 가슴을 열어주어야한다.
혈당첵크를 하느라 작은 침으로 찔리운 손가락들과 채혈을 하기위한 팔의 혈관은 이제 더 이상 성한 곳이 없다.
그러다보니 손등의 혈관까지 주사바늘이 꽂힌다.
그나마 주사를 놓기위해서 손목에다 아예 굵은 주사바늘을 고정으로 꽂아놓았다.
그곳으로 모든 주사들은 투입되는 것이다.
나의 젊은날들은 이제 나에게서 멀어져갔다는 것을, 아니.. 영영 떠나갔다는 것을 실감케한다.
언제까지 관리하는대로 젊음은 유지될줄 알았었다.
그러나 그건 나의 헛된 바램이요, 터무니없는 망상이었다.
어느새 나는 알 수없는 질병에 시달리는 나이가 되었다.
그렇다고 초야에 묻혀 산과 들을 헤집고다니며 건강식이라고 나무잎과 풀뿌리를 캐먹으며 산다는 것은 내겐 불가능한 일이다.
- 좀 더 살게 해주십시요.
나는 어두운 하늘을 보며 기도했다.
누구에게랄것도없이 보내는 나의 공허한 기도는 어둡고 비오는 밤하늘로 떠다니고 있었다.
하루종일 병실에 누워서도 밖의 소식을 인터넷으로 검색 할 수 있다.
밖에서는 코로나 확진자가 하루 7,000명을 넘어섰다고한다.
그런가하면 광주사태의 주범, 그러면서도 끝내 고집불통으로 자신은 발포명령을 하지않았다고 법정에서 부인을 하며
오히려 광주사태를 증언한 성직자를 매도하며 괴롭히던 전두환이 죽었다.
치욕의 말년을 보내다 90세의 나이로 세상을 뜬것이다.
엎친데 덮친다고 건강의료보험료가 일년 2,000만원에서 1,000만원 수입기준으로 하향조정되었다는 통보가 왔다.
그럼으로 한달에 50만원 이상을 내야한다고한다.
세상에,... 서울시민치고 1년에 1,000만원 수입이 안되는 사람이 어디 있다고?...
그렇다면 고령의 은퇴자들은 실버적금이나 국민연금을 기껏해야 150만원 정도 받아가지고 50만원을 떼어주고나면
뭘가지고 살라는 것인지?... 입맛이 쓰다.
우리는 이토록 불확실성 시대에 살고있다.
지구는 재난에 뒤덮히고 지구라는 배에 탄 인간들은 선장이 없이 풍랑에 내몰려 거친 풍랑에 시달리고있다.
이 시국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좋을지...?
그야말로 죽자니 아직 할일을 다 못한듯하여 안타깝고 살자니 아비규환 지옥이다.
- Chris 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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