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 17.
간밤엔 거의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골수검사가 있는 날이다.
오후 1시, 나는 이동침대에 실려 수술실로 내려갔다.
14병동에서 수술실로 이동하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천정 거울에 비치는 내 모습을 보니 흡사 죽은 사람 같았다.
모든 검사를 받으며 원인을 밝혀내어 반드시 살아야한다.
수술실에 송헌호박사와 인턴 몇명이 미리와서 대기하고 있었다.
그들은 밝은 소리로 대화를 나누며 수술가운을 갈아입고 고무장갑을 끼고 수술대로 나를 옮겨 뉘였다.
나는 업드려서 마취주사를 맞았다.
'아프십니까?' 송박사의 목소리가 들렸다.
'참을 수 있습니다.' 나는 대답했다.
이윽고 나의 허리아래 골반가까이 도드라진 뼈에 굵은 바늘이 들어오는 느낌.
'조금 뜨끔합니다.' 송박사의 말이 또렷이 들렸다.
'네.'
'조금 더 뜨끔합니다.'
'네.'
굵은 주사바늘이 차츰 내 뼈속 깊이 들어온 느낌.
그렇게 30분쯤 지났다.
나의 뼈속에서 빠져나온 골수와 뼈조각은 이제 그들의 진료 목적으로 써질 것이다.
나는 구멍난 내 허리를 모래주머니로 막고 거즈로 두텁게 둘러싸고 수술실을 나와 다시 14병동으로 돌아왔다.
-Chris 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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