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mez-Vous Brahms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가을이면 성큼 우리곁으로 다가오는 Brahms의 음악이 있다.
Brahms의 음악은 나이가 들수록 이해를 하게 된다고 한다.
젊었을때 보다 인생의 깊이를 알게 될 무렵, 비로서 Brahms의 음악에 귀가 열린다고 하는데 맞는 말이다.
젊은 시절에는 우울하면서 장중한 Brahms의 음악을 느낄줄을 몰랐다.
그중 나는 Brahms Symphony No.3, 3악장을 특히 좋아했다.
Brahms Symphony No.3, 3악장하면 브람스를 좋아하세요?(AIMEZ-VOUS BRAHMS?)"가 먼저 떠 오른다.
프랑소아즈 사강(Francoise Quoirez)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 한 "Good Bye Again"에 브람스의 3번교향곡 3악장이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이후 이곡은 브람스 작품 가운데 가장 인기있는 곡중의 하나가 되었다.
영화'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연상의 여인을 사랑하는 순진한 청년이 겪는 사랑과 고독의 갈등을 그린 이야기다.
한번 이혼 경력이 있는 여인(잉그리드 버그만 / Ingrid Bergman )은 40살의 나이에도 파리 에서 유명한 실내장식가로 일하며 50살의 중년 사업가 (이브 몽땅 / Yves Montand )과 동거를 하고 있다.
남자는 여인과 살고 있으면서도 바람끼를 못 버리고 그녀를 속이며 수많은 젊은 여성들을 만난다.
어느 날 옛날의 여자를 만나게 되자 그녀를 자주 만나기 위해 그 여자를 이용, 돈 많은 미국인인 그 여자를 소개하고 잉그리드 버그만에게 실내장식을 주문받게 만든다.
실내장식을 하러 자기 집에 들른 잉그리드 버그만을 보고 반한 안소니 퍼킨스(Anthony Perkins). 그는 부자집 외아들로 제멋대로 살아가는 24살의 변호사.
여러 번 다가갔으나 만나기를 거절하는 연상의 여인 잉그리드 버그만에게 "브람스를 좋아 하세요.." 라고 쓴 쪽지를 주며 음악회에 초대를 한다.
그후 집요하게 자기를 쫒아다니는 안소니 퍼킨스에게 차츰 마음이 끌리게 되어 사랑을 나누게 된다.
이브 몽땅은 새로운 애인을 만나 많은 것을 잊어버리고 심취하지만 어느 날 잉그리드 버그만의 존재를 잊고 지내다 문득 깨닫는다. 그리고 뒤늦게 그녀가 자기의 인생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되고 청혼을 한다.
잉그리드 버그만은 젊은 안소니에게 사랑을 느끼지만 정열만 앞세운 사랑을 하는 안소니와 나이에서 오는 차이 때문인지 공감대를 형성치 못하게 된다. 그리고 젊음의 정열만 앞세운 사랑은 나이먹은 모성애적인 사랑과는 서로 길이 다름을 알게 되고 자기와 오래갈 수 없음을 깨달으며 작별을 고한다.
영화는 프랑스의 여류작가 프랑스와 사강의 원작처럼 그냥 그저 그랬지만 나는 이 영화를 아주 오래전에 보고 틈 만 나면 가끔씩 꺼내본다.
젊은 시절의 잉그리드 버그만은 나의 이상형이었다.(이 영화를 출연할 당시 잉그리드 버그만은 젊지도 않았었다. 무려 50세.)그러나 그녀가 암에 걸리기 전까지만 해도 나이 들수록 그윽해지는 눈 빛, 귀족적인 얼굴은 그야말로 최고였다.
거기에 또 한 명의 내가 좋아하는 배우, 안소니 퍼킨스(Anthony Perkins)가 그야말로 젊은 시절의 나이브한 매력의 소유자로 출연했다.
그는 이후, 역시 연상의 여자를 좋아하는 'Phaedra'와 'Psycho'에서도 빛을 발했다.
그 영화의 한 쪽에 자리잡고 조용히 흐르던 Brahms Symphony No.3, 3악장...그중에 약간 편곡된 '발도 데 로스 리오스(Waldo de Los Rios)'악단의 것도 나는 좋아한다.
오래전 심야 프로에 음악평론가 서남준씨가 가끔씩 들려 주었는데 요즘에는 통 들을 수가 없다.
가을이 오면 꼭 한번 듣고 영화도 찾아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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