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Night Train
여행이라는 그리움 윤성택
나는 저녁의 기차에 오른다.
그리고 자리에 앉자마자 가방 속에서 책 한 권을 꺼내든다.
기차가 출발하기 전 객실은 아직 정돈되지 않은 소리들로 분주하다
자리를 찾아 옮겨다니는 발소리.
그리고 덜컥 짐을 얹는 소리.
휴대폰 벨 소리.
웅성거리는 소리...
나는 아직 책장을 펼치지 않고 차창 밖을 바라본다.
저만치 잿빛의 구름떼가 몰려오고 있다.
아니, 그것이 착각이라는걸 나는 곧 깨닫는다
몰려오는 것이 아닌, 우우우 어디론가 몰려가는 구름 떼들.
착각 속에서 나는 아린 기억을 깨문다.
기차가 출발하기도 전 이미 여행은 시작된 것이다.
여행은 덜컹거리며 막 내 기억의 터널을 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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