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해, 여름 IV
아주 오래전, 이곳은 섬 아닌 섬이었다
한강물이 흐르며 함께 쓸려온 모래가 또 다른 모래땅을 만들었고
물줄기가 흘러 들어왔다 막히며 작은 호수를 만들었다
사람들은 그땅에 뽕나무를 심고 누에를 치며 地名을 누에 蠶, 집室, 잠실(蠶室)이라 불렀다
오늘날 잠실은 고층아파트 숲을 이루더니 대규모의 회사들이 들어오고
낮이면 그들의 일터이고 저녁이면 술집과 카페가 그들의 남아도는 젊은 에너지를 발산하는 문화터전이 되면서
서울에서도 제일 높은 쇼핑타운이 들어섰다
밤이 깊어 한강 건너에서 바라보면 마치 뉴욕의 부르클린쪽에서 허드슨 강을 건너 바라보는 맨허탄과도 흡사하다.
유난히도 더웠던 지난 여름,
나는 더위를 피해 에비뉴얼(Evinuael)빌딩으로 들어가 냉커피를 사마시거나 국수를 사먹으며
틈틈이 책을 읽고 음악을 들었다
혼자 사먹는 밥은 언제나 쓸쓸했다
그래서 벽에다 유럽거리의 대형 사진을 붙여놓은 곳에 앉아 밥을 먹었다
그곳엔 수많은 유러피안( European)들이 모여서 차나 술을 마시고 브런치를 즐기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나는 흡사 그들 사이에 앉아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시간을 보내는듯 했다
저녁이 오면 긴 쇼핑몰을 걸어 와야했다
오면서 푸른 바다가 물결치는 대형스크린 안에 들어가 잠깐 바닷가를 거니는 착각에 빠져보기도 했고
화란의 화가 고호(Vincent van Gogh)의 초상이 걸린 곳에서 발길을 머무르며 그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그렇게 혼자 보냈던 긴 여름.가을은 소리없이 다가오고 있다
rnesto Cortazar 연주곡
1. Lonely Island
2. Magic
3. Michelle
4. Missing You
5. Morir de Amor
6. My First love
7. My heart is yours
Ernesto Cortazar - Lonely Island
그 해, 여름 V
여름내내 새벽에 일어나
어둠이 벗어지지않은 아무도 다니지 않는 길을
마라톤으로 6Km를 내달린것도 이젠 빼놓을 수 없는 습관이 되었다
짧은 운동복만 입고 나갔다가 갑자기 비를 만나 낭패를 당한적이 몇 번 있었다
빗속을 달리는 것을 좋아한다
마구 얼굴을 때리는 굵은 빗줄기의 감촉이 좋고
후련하게 씻겨져 내려가는듯한 느낌이 아주 기분이 좋아서이다
그리고 비가 오는 날은 사람들도 다니질않아 텅 빈 도시에 나혼자 남은것 같고
그 빗속에서 무슨 짓을 해도 보는 사람이 없어서 좋다
이 음악은 원래 비 음악이 아니었다
그런데 절묘하게도 빗소리와 음악의 리듬이 어우러져 근사한 Rain Music을 만들었다
음악이 그치고도 으르렁거리며 몰려다니는 천둥소리와 굵은 빗줄기 소리가
더위를 한결 시원하게 식혀준다
이 비 그치고나면 조금은 시원해 지겠지...
그렇게 조금씩 가을은 오고있다
- Chris Nicol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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