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작은 배낭을 챙기고 Cafe로 가서 술을 한 잔 마셨다
새벽 첫 차를 타기 위해서는 驛근처에서 잠을 자기로 했다
이 얼마나 가슴 설레이는 일인가?...
남쪽 바다로 가는 길에 선운사에 들려
대웅전 돌계단 옆 치자꽃 한 송이 보고 싶었다
치자꽃...
치자꽃을 닮은 여인을 한때 좋아 했었다
정숙하고 화장끼 하나없이 수수한듯 보이면서도 '끼'가 잔뜩 들어있던 여자...
특히 어둠속에서 보면 그 환한 모습이 더없이 치자꽃을 닮았었다.
아직도 그 모습을 잊지 못하고 마음에 아로 새기고 있다
버스를 갈아 타고 들녘을 달려 보리라
산들 바람이 코끝을 스치고
남쪽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이 꽃 향기를 머금고 있지 않은가!
바다 내음, 꽃 내음, 소금 내음,
그리고 비릿한 바닷가 여인네들의 내음...
저 보리밭을 타고 달려가는 바람...
저 언덕을 넘으면
흰 물고기의 배처럼 허연 바다가 펼쳐져 있을 것이다
데쟈뷰, [deja vu]...
언젠가 꿈 속에서 와 봤던 길
생각나는 사람을 어찌 지울 것인가?
떠 오르는 추억을 어찌 막을 것인가?
그저 생각나는대로,
떠오르는 대로,
잠시 나를 맡겨 두는것도 괜찮으리
길을 가다가
나 보다 더 상처입은 영혼을 만나게 될것이다
그는 돌아앉아 울고 있다.
혹여 길을 가다
나 보다 더 상처입은 영혼을 만나거든
뒤로 가서 가만이 안아주기를...
함께 앉아 이야기하리라
그동안 얼마나 많이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
얼마나 많은 말(言)을 아껴 왔는지...
세상에서 이야기를 나눌 대상이 없었는지 알것이다
단 한 사람,
이 세상에서 이야기를 나눌,
내가 말을 하고, 그가 들어주고
그가 말을 하면 내가 들어 줄
단 한 사람만 있어도 행복하다
바다에 도착하면 춤을 추고싶다
맨발로, 옷을 모두 벗고 춤을 추고싶다
그리고 하늘을 올려다 보면
구름 한 점과 바람 한 줄기가 나를 내려다 보고 있을 것이다
그러면 말하리라
그동안 너무 외로웠다고, 너무 외로웠노라고...
이름도 모르는 도시에서 무작정 차를 내려
낯 선 골목으로 들어서면
나의 존재를 기억해 낼 수 있을까?
떠올려 보리라,
내가 어디서 왔는가를...
어렴풋이라도 기억해 낼 수 있을것이다
밤 새 잠 못 이룬다면
뒤척이지 말기를.
어둠속에서 빛이 오는 것을 응시하도록,
새벽이 오는 소리를 듣도록,
들릴 것이다.
새벽이 오는 소리가,
빛이 찾아오는 소리가.
새벽에 거리로 나가 보리라
텅 빈 새벽 벤취에 앉으면 이미 어제는 지나가고
다시 새로운 오늘이 시작됨을 알게 될것이다
순간, 잊었던 얼굴들이 떠오를 것이다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나는 그들이 싫어서 떠나왔지만
그들을 떠나서는 살 수가 없다
빈 택시를 잡고 내 고향을 말하리라
그리고 내가 살던 곳으로 돌아가리라
- Chris Nicola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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