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기도
멀리서 빈다
어딘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너 한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 쉬고 있는
나 한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나태주 시집 <멀리서 빈다> 시인의 말 가운데
그리운 얼굴을 떠올리며, '안녕'이란 안부를 묻던 날이 오래다.
살아가는 동안 두 엇의 얼굴을 만나면서, 그 시절이 이토록 오래 남는 이야기로 커갈 줄은 그땐 몰랐다.
누구나 그러하듯이, 뒤돌아보면 어딘가에 놓아둔 마음에 자꾸 가슴이 쓸린다.
지난날 묻지 못한 안부를 간혹 어딘가에 놓아두기도 한다. 그러는 동안 세월은 한 조각씩 뜯어져서 어딘가로 사라져간다.
지금 어디서 무얼 하며 계십니까? 아직은 지상에서 숨을 쉬며 사십니까?
아니면 우주공간 머언 별의 모퉁이를 돌아가며 서러운 눈빛으로 이쪽을 건너다보고 계십니까?
그렇다 한들 너무 답답하게 생각진 마십시오.
그렇게 멀리서 이쪽을 바라봄도 그것은 분명 아름다운 일이고 찬란한 기쁨이기 때문입니다.
나태주 시집 <멀리서 빈다> 시인의 말 가운데
Prière Pour Aller Au Paradis (천국에 가기 위한 기도)
Marie Laforêt
Prière Pour Aller Au Paradis
천국으로 가기 위한 기도
Il est un jardin
Enfoui au creux de ma mémoire
Un jardin bleu dans le matin
Où ont poussé des iris noirs
Un jardin dont j'ai tant rêvé
Oh qu'un jour je puisse y entrer
Me reposer à tout jamais
Près de la tombe abandonnée
De Laura.
정원이 있습니다. 아침이면 푸른 빛이 도는
내 기억 속에 고이 묻어둔 정원.
까만 아이리스들이 자라는 내가 간절히 꿈꾸는 정원입니다.
오, 어느날 내가 그곳에 들어갈 수 있기를 청합니다.
'로라'의 버려진 무덤 옆에서 영원한 안식을 얻을 수 있기를...
Je saurai le seuil
Au bruit de la grille rouillée
L'endroit du puits sous les tilleuls
On y buvait des jours d'été,
En écartant les giroflées,
Les mousses sombres et glacées,
Les scolopendres effrayées,
Près de la tombe abandonnée
De Laura.
그곳에 닿으면 알 수 있습니다.
녹슨 철문이 열리는 소리를 듣는다면
우리의 여름을 마시던 라임나무 아래 우물이 있는 곳
차갑고 어두운 이끼와 월플라워(쑥부지깽이 종류) 가지들이 얽히고
놀란 지네들이 기어다니는 '로라'의 버려진 무덤 옆에..
Oh je voudrais tant mourir en ce jardin
A l'ombre calme des grands pins
Que s'ouvrent enfin les roses
Closes
Depuis si longtemps.
오, 나는 이 정원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싶습니다.
큰 소나무의 조용한 그림자 아래에서.
오랜 세월 동안 피지 않던 장미가 이제 그 봉오리를 열게 하소서.
Il est un jardin
Enfoui au creux de ma mémoire
Un jardin bleu quand vient le soir
Où ont poussé deux lauriers tin
Un jardin où j'ai tant pleuré
Oh qu'un jour je puisse y entrer
Me reposer à tout jamais
Près de la tombe parfumée
De Clara
정원이 있습니다. 저녁이면 푸른 빛이 도는
내 기억 속에 고이 묻어둔 정원.
두 그루의 '로러스타이너스' (인동과의 상록 관목)가 자라는
통곡을 했던 정원.
오, 어느날 내가 그곳에 들어갈 수 있기를 청합니다.
'클라라'의 향기나는 무덤 옆에서 영원한 안식을 얻을 수 있기를...
Nous aurons des rires
Comme des vols de passereaux
De grands rires clairs de jeunes filles
Des rires frais comme des ruisseaux
Comme des rires de gens heureux
Nous réinventerons le temps
Des jours où l'on avait le temps
De parler de jardins en fleurs
Et des choses du coeur.
우리는 웃을 것입니다. 하늘을 나는 참새들처럼
어린 소녀들처럼 크고 맑게 웃을 것입니다. 행복한 사람들처럼
우리는 새로운 세상을 살 것입니다.
꽃이 만발한 정원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이야기를 할 수 있던 때처럼..
Oh je voudrais tant revivre en ce jardin
A l'ombre calme des grands pins
Que s'ouvrent enfin les roses
Closes
Depuis si longtemps
Là
오, 이 정원에서 새롭게 살고 싶습니다.
큰 소나무의 조용한 그림자 아래서.
오랜 세월 동안 피지 않던 장미가 이제 그 봉오리를 열게 하소서.
그곳에서...
이 곡의 원곡은 Domenico Cimarosa의 Oboe Concerto in C minor 1악장이다.
이 노래의 원제목, Prière Pour Aller Au Paradis 을 번역해보면, '당나귀와 함께 천국엘 오르기 위한 기도'로 번역된다
그런데 좀 덜 詩的인 표현이라서, 나는 '천국으로 가기 위한 기도'라고 직역을 하고 싶다.
그리고 프랑스 식물들 이름이 몇 개 나오는데 그와 비슷한 한국의 식물을 찾아, 비슷하게나마 풀이해 놓았다.
이 노래는 어린 아이를 잃은 어머니의 기도를 표현했다고도 하고 혹자는 마리 라포레가 자신의 아이를 잃고 부른 노래라고도 한다.
사실이 어떠하든,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어머니의 남은 소망 한가지는, 언젠가 천국에서 기쁘게 다시 만나는 것이겠지만...이 노래의 모티브가 된 Domenico Cimarosa 의 Concerto for Oboe and Strings in C major와 Marie Laforêt의 분위기있는 노래를 비교하며 들어보자
1. Marie Laforet - Priere Pour Aller Au Paradis
2. Domenico Cimarosa - Concerto for Oboe and Strings in C major
3. Domenico Cimarosa - Oboe Concerto in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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