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數히도 피었던 저 꽃송이들,
난분분, 난분분... 실낱같은 바람결에도 낙화한다
마치 어린시절부터 알고 지내다 헤어진 얼굴들 같다.
아니,... 구태여 어린시절로 돌아갈 필요도 없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만났다 지금은 소식도 알 수 없는 그 수많은 얼굴들.
명예와 이익을 앞에두고 투쟁하는 동안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그 사람들은 두 종류로 변했고 떠날 사람은 떠나고 또 내 마음속으로 걸어들어 올 사람은 들어왔다그래서 내 마음 속에 놓인 의자는 한 번도 빈 적이 없었다마음속의 의자에 앉아 나에게 속삭이던 그 사람들낙화하는 꽃 잎들을 보면 유독 떠오르는 얼굴들이 있다그 인연들을 나는 왜 붙잡질 못했었나.........................아니다. 인연이 끝나려면 무슨 수를 써도 그 인연, 떠나간다 하였거늘!
저토록 가슴을 아프게 만들며 제갈길로 훌훌 떠나가는 꽃들은그동안 내가 만들어놓은 業과도 같다업(業) ...업(業)이란 불교용어로 카르마(Karma)란 범어를 의역한 것인데 원어를 정확하게 우리말로 번역하기는 어려우나 대체로 습관력, 버릇, 행위(행동) 남아쳐진 힘(殘在力), 꾸며내는 힘(構成力) 등과 비슷한 뜻을 가지고 있다한다. 가령 어떤 사람이 어떤 사람의 뺨을 쳤을 때 그것은 치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맞은 사람의 감정을 악화시켜 때린 사람의 뺨을 거듭 치게 하는 일을 발생케 하는데, 이와 같은 현상은 사람뿐만 아니라 일반 자연현상에도 그대로 작용한다지.화살을 쏘았을 때 그 화살을 끌고 가는 힘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서 화살은 공중으로 날아가고 있다. 만일 그 힘이 소멸되면 화살은 즉시 땅에 떨어지고 만다. 배 떠난 뒤의 물결, 비행기가 날아간 뒤의 자국, 행사 후 법당에 풍기는 향내음, 이 모두가 엄연한 業의 소산들이다. 이와 같이 사람이나 물질이 한 행위는 그 행위로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반드시 다른 일을 일으키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을 불교에서는 업(業)이라고 한다.
나 얼마나 더 살아야 이 業이 끝날까 무섭다.내 스스로 만들고 아파하는 이 業이.
- Chris Nicol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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