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이야기

New Morning III. 도시의 거미

Chris Yoon 2021. 11. 3. 02:39

 

 

새벽산책을 나가는 길
동이 터오는 도시의 건널목에 거미가 집을 지었다
거미는 이른 새벽부터 먹이 사냥을 나왔다
도시에서는 부지런을 떨지 않으면 낙오된다
나도 새벽 버스를 타며 부지런을 떨던 치열했던 젊은 시절이 있었다
늦게까지 일을 하고 구겨진 와이셔츠차림으로
술을 마시다 밤늦은 택시로 귀가를 하고
때로는 불면으로 밤을 지새워도
이김없이 알람시계가 여섯시를 울리면
화들짝 놀라 일어나 뛰어나가던 어둠싸인 골목길
밝아오는 도시를 바라보며 출근버스에 앉으면
감았던 머리가 골목길을 달려나올때 얼었다 녹으며
물 한 방울이 이마에 맺히곤 했었다
거미는 알것이다
도시의 삶이 얼마나 고달푼가를
도시의 먹이사냥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요즘 부쩍 잡념이 줄고 머리가 맑아진것을 느낀다

욕심을 줄이고 체념할건 체념을 해서인지 불면도 없어졌다

그래서 아침 일찍 눈을 뜨면 새벽산책을 공원으로 나간다

새들의 지저귐, 호수 위로 피어오르는 물안개, 붉게 물들며 펼쳐지는 아침햇살, 이슬젖은 나뭇잎들,...

모든것들이 경이로워 보인다

이 가을이 다 가도록, 이 계절이 주는 경이로움을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는 순간, 순간을 카메라에 담으며

지난날들을 회상하고 그 회상이 詩의 형태를 빌어 몇 줄의 글이 되도록 담아 볼까한다,

 

 

Chris Nicol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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