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의 코스모스를 보고
가슴이 철렁했다
나에게 남은 날이
많지 않다
선득하니, 바람에 흔들리는
코스모스 그림자가 한층 길어졌다
가을날 - 정희성
가을이 서서이 찾아 오면서 사람들이 유난스레 호들갑을 떤다
평소에 무덤덤 하던 사람들도 제법 분위기를 타는듯 고독하고 허무한 표정을 짓는다
마치 평생에 있어 딱 한번 가을을 만난듯. 그리고 가을과 함께 곧 떠나야 할듯.
그러면서 말끝마다 외롭다면서 이해도 안가는 어려운 詩를 곧잘 주절댄다
詩는 쉬워야 한다. 그래서 이내 꽂혀야 한다.
여기 아주 쉽고 잘 꽂히는 가을詩를 한 편 올린다
나는 솔직히 윗 詩를 썩 좋아하지는 않는다.
아니, 좋아하고 싶지를 않다
왠지 非運을 안고있는 기분 나뿐 예감이 서려 있는듯 하다
죽음을 앞에 놓고 있는 시한부 생명같은...
그러나 한번 읽고 마음에 들어와 자리를 잡았는데 어쩌랴
식품도 불량식품이 맛이 있듯, 詩도 건전하고 밝은 詩는 재미가 없는것을...
사진설명 / 사진을 한답시고 미술대학시절부터 여기저기 카메라 렌즈를 들이대고 피사체를 본것이 벌써 몇십년이 되었다. 그만큼 사진은 재미있고 흥미로운 작업이다
그러나 꽃사진은 찍지 않았다
E.O.S. 카메라가 보급되면서 너 나 할것없이 카메라 풍년을 맞아 공원길이나 얕은 산 밑에서 꽃에 집착하여 접사 렌즈를 대고있는 나이 든 노년들을 볼 것이다
그건 냉혹하게 말하면 사진이 아니다. 감정이 결여된 접사라고 밖에 볼 수가 없다
움직이지 않는 피사체와 오래도록 씨름하며 꽃의 미세한 피부까지 복사해 버리는 쓸데없는 고집스러움.
사진은 그렇게 찍는게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다.
사진은 순간적인 찬라야. 스쳐 지나가는 것, 돌아 올 수 없는 것을 순간적으로 잡아내는거야.
오늘 아침 산책을 나갔다가 처음으로 꽃 촬영을 하고 말았다
코스모스가 일제히 만발하여 아침이슬에 젖어 있는데 새롭게 밝은 아침 햇빛이 쏟아지고 있었다
그 경이로움. 주변에서 새소리와 함께 Hymn(찬가/燦歌)이 들리는듯 했다
가운데 할레이션 현상 (빛이 들어와 렌즈에 부딪친 현상)은 일부러 넣었다. 햇살을 표현하기 위해서.
- Aphorism (아포리즘)
- 삶의 교훈 등을 간결하게 표현한 글. 대개 문장이 단정적이며 내용이 체험적이고, 표현은 개성적이고 독창적이다. 속담이나 격언 등과 유사하지만 그것들이 널리 알려져 있으면서도 작자가 분명하지 않은 데 비해 아포리즘은 작자의 고유한 창작이라는 점...
'- 그의 Life sto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날의 Aphorism III - 가을남자, 가을여자 (0) | 2021.11.03 |
---|---|
가을날의 Aphorism II - '그랑자떼의 일요일' (0) | 2021.11.03 |
First of May (0) | 2021.11.02 |
새해의 기도 (0) | 2021.11.02 |
2011년, 한 해를 보내며 (0) | 2021.1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