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이야기

꽃이 피었더냐 III - 제비꽃( a violet)

Chris Yoon 2021. 11. 1. 06:19

 

우리나라의 산야에 분포된 야생화를 알아보려고 검색을 해봤더니 그 종류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아서 셀 수 가 없었다.

또한 멸종하는 것, 새로 들어오는 종자도 있어서 조사가 불가능했다.

그런데 봄만 되고 제비가 돌아올 무렵이면 산야의 아무곳에서나 돋아나 봄을 알리는 작은꽃이 있으니 제비꽃이다.

아직 꽃샘 찬바람이 부는데 몸을 떨며 피어난다.

그러나 제비꽃은 우리가 생각하듯 그렇게 청초하고 유약한 꽃은 아니다

어느 곳에서나 뿌리를 내리기 위해 제비꽃은 나름대로의 전략을 구사한다.

대개 다른 꽃들은 바람을 이용하거나 나비나 벌들을 매개체로 하여 번식한다.

그래서 벌과 나비가 살기 어려운 삭막한 콘크리트 도심 속에서는 꽃을 피우기가 어렵다.

그러나 제비꽃은 지구 상 어디에서나 살고 있는 개미를 이용한다.

개미들이 좋아하는 젤리를 만들어 놓고 그 안에 씨앗을 담아둔다.

그러면 일개미들이 젤리를 물고 곳곳에 퍼진 개미집까지 날라다 놓는다.

막상 땅속 깊숙이 위치한 개미집에서는 싹이 트기 어려운데

제비꽃은 미리 개미의 특성을 파악하여 젤리와 씨를 분리하기 쉽게 만들어 놓았다.

개미가 젤리만 먹고 나머지 씨앗은 지상 근처의 개미 쓰레기장으로 옮겨 버리게 하는 지혜를 짠 것이다.

쓰레기장에서는 싹이 쉽게 지표를 뚫고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도 유약하고 청초해 보이기만 하는 여성보다

청초해 보이면서 강인한, 지혜로운 여성이 더 아름다운걸 어쩌랴!

나에게 오래된 지인이 있는데 마치 제비꽃을 연상시키는 분이있다.

미술을 전공하고 미술교사를 거쳐 교육장까지 올라 지내다 정년을 마치셨다

그 지인이 전남 교육감선거전에서 친구를 위해 또 한번 맹렬히 뛴 적이 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제비꽃같은 강인함을 느꼈다.

요즘은 새로운 일에 도전을하여 불철주야 뛰고있다.

부디 좋은 성과 있으시길.

 

 

서양에는 제비꽃에 얽힌 이야기가 많이 전해지는데, 나폴레옹이 제비꽃을 무척 좋아했다고 한다.

젊을 때에는 ‘제비꽃 소대장’으로 불릴 만큼 좋아했는데, 동지를 확인하는 표식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또 엘바 섬에 유배되었을 때에도 “제비꽃이 필 무렵 다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제비꽃은 아테네를 상징하는 꽃이었으며 로마시대에는 장미와 함께 많이 심어졌었다.

그리고 그리스도교 시대에는 장미, 백합과 함께 성모께 바쳐진 적도 있는데, 여기에서 장미는 아름다움을 나타내고,

백합은 위엄을 나타내며, 제비꽃은 성실과 겸손을 나타냈다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