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레일리아 어린이들, 학교 조회시간에 촬영한 것으로 하나같이 다 예쁘고 건강하다
나무 신경림
나무를 길러본 사람만이 안다
반듯하게 잘 자란 나무는
제대로 열매 맺지 못한다는 것을.
너무 잘 나고 큰 나무는
제치레를 하느라 오히려
좋은 열매를 갖지 못한다는 것을.
한 군데쯤 부러졌거나 가지를 친 나무에
또는 못나고 볼품없이 자란 나무에
보다 실하고
단단한 열매가 맺힌다는 것을.
나무를 길러본 사람만이 안다
우쭐대며 웃자란 나무는
이웃 나무가 자라는 것을 가로막는다는 것을.
햇빛과 바람을 독차지해서
동무 나무가 꽃피고 열매맺는 것을.
훼방한다는 것을.
그래서 뽑거나
베어버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사람이 사는 일이 어찌 이와 같을까만
묘목에 물을 안 주는 까닭
아버지는 고향 집 맞은편에 있는 널따란 땅을 마호가니 묘목을 기르는 사람에게 임대했다.
그는 묘목을 심은 뒤 물을 뿌리러 나왔다.
이상한 것은 물 주는 날짜나 물의 양이 제멋대로라는 사실이었다.
사흘이나 닷새, 열흘 만에 올 때도 있었다.
물을 많이 줄 때도, 겨우 적실 정도만 줄 때도 있었다.
더욱 이상한 일은 묘목이 메말라 죽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올 때마나 묘목 몇 그루를 가져 와 심었다.
처음에는 게을러서 묘목을 말려 죽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게으른 사람이 새 묘목을 가져오는 것도 이해되지 않았다.
나는 호기심을 억누르지 못해 그에게 물었다.
“날마다 물을 주면 마호가니가 말라 죽지 않을 거 아녜요?”
그는 말했다.
“나무는 한두 달 가꿔 수확하는 채소와 달리 무릇 백 년을 내다보고 길러야 하네.
나무 스스로 땅속에서 물이 나오는 곳을 찾을 줄 알아야 하지.
내가 물을 주는 것은 하늘을 흉내 내는 것뿐일세.
하늘이 예고하고 비와 바람을 내린 적 있던가?
불규칙한 날씨에 적응 못한 묘목은 자연스레 말라 죽지만,
죽자사자 땅속으로 파고들어 수원을 찾아내는 나무는 백 년이 지나도 거뜬히 살아남는다네.”
그는 말을 이어 나갔다.
“만일 내가 시간 맞춰 꼬박꼬박 물을 준다면 묘목은 의지하는 습관이 생길 걸세.
뿌리가 땅 표면에서만 겉돌고 깊게 파고들지 못해 물 주는 횟수가 줄면 금세 말라 죽지.
살아남는다 해도 세찬 바람에 견디지 못하고 쓰러지기 쉽지.”
나는 큰 감명을 받았다.
어디 나무뿐이랴, 사람도 마찬가지다.
한동안 Melbourne에 있는 사립학교에서 그들의 생활하는 모습을 촬영하며 그들과 함께 지낸적이 있었다
그때 내가 느낀것은 왜? 우리나라, 내 조국의 아이들은 이토록 밝고 건강하게 뛰어놀지 못하게 하는가였다
호주의 어린이들은 무척 건강하다. 비가 오면 비를 맞고 다니고(그쪽은 산성비가 아닌 이유도 있겠지만)
숲속의 동물들과도 교감을 한다.
우리네 아이들처럼 보통 열가지 이상의 학원을 다니며 학교에 오면 피곤에 절어 졸고있는 아이들이 없다
선생님의 지도보다는 스스로 연구하는 창작훈련의 교육시간으로 채워져 있으며 일주일에 3번이상 자연으로 나가 실습과 체험을 하며 경험을 중요시하고 있었다
나는 숲속 캐빈에서 함께 생활하는 호주의 어린이들을 보며 건강하게 잘 자라는 묘목을 보는듯했다
어린이는 그 나라의 묘목들이다.
지나친 과잉, 그래서 내 아이만큼은 다른 아이와 다르다는 생각은 이젠 우리도 배제할줄 알아야 겠다
좌로부터 나, 학교설립자 교장, 현지 매니저 Mr. Tony,
아래로는 1,2,3학년의 각대표 어린이들
숲속 캐빈에서 함께 생활을 했던 소년들, 그들과의 생활은 神의 축복이었다
나도 그들과 함께 지내며 숲속의 소년으로 돌아가 있었다
'- Australia (호주)' 카테고리의 다른 글
The Apostles (12사도상) (0) | 2021.11.15 |
---|---|
Great-Ocean-Road (0) | 2021.11.15 |
Australia, Pillip Island (필립섬) II (0) | 2021.10.29 |
Australia, Pillip Island (필립섬) I (0) | 2021.10.29 |
Australia, Seal Rocks (0) | 2021.10.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