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국내여행

남도여행 시리즈 II / 담양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

Chris Yoon 2021. 10. 24. 05:16

남도여행 시리즈 II / 담양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

 

 

 

딱 그만큼의 거리에서

머물러 주실 수 있겠는지요

바람과 비와 냉랭한 하늘 아래서도

의연함을 잃지 않는 저 메타세콰이어 나무들처럼

그리 서 계실 수 만 있겠는지요

 

 

 

 

 

'담양'하면 떠오르는 나무가 2가지 있다.

하나는 대나무, 또 하나는 '메타세콰이어'다.

오래전부터 하늘 높이 솟은 메콰세콰이어 길을 걸어보고 싶었다.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은 사계절 아름답다. 그러나 특히 5월의 연록색 녹음이 펼쳐지는 시기가 가장 아름답다.

외국에는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주로 군락을 이루어 산에 서식하고 있으며 이렇게 가로수길로 조성된 곳은 찾기 힘들다.즉 서양의 나무와 동양의 넓지않은 길이 만나 또 하나의 민족정서를 만들어낸 셈이다

그 아름다운 길을 지인과 걸었다.

'메타세콰이어'에서 '세콰이어'는 영웅이라는 뜻이다.

미국 인디언 중에 체로키라는 부족이 있다.

체로키 부족은 체로키문자를 창시한 지도자 '세콰이어'를 영원히 기억하고 추앙하고자 했다.

그래서 자신들의 거주지 인근에서 자라는 수명 3천년 가량의 가장 오래 된 나무에 '세콰이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나무가 1년에 1m씩 자란다고 해서 '메타'라는 접두사가 붙어 '메타세콰이어'가 되었다.
체로키 부족은 세콰이어 나무가 잡귀를 없애주고, 자신들을 보호해주며, 소원을 이루게 해준다고 믿었다.

그래서 나무로 장신구를 만들어 몸에 지니고 다녔다고 한다.

우리도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을 걸으며 소원을 빌어보자그 소원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다.

 

 

 

 

 

 

6월                 임영준


언제쯤 철이 들까
언제쯤 눈에 찰까
하는 짓이 내내 여리고 순한
열댓 살 적 철부지 아들만 같던
계절은 어느새 저렇게 자라
검푸른 어깨를 으스대는가
제법 무성해진 체모를 일렁거리며
더러는 과격한 몸짓으로
지상을 푸르게 제압하는
6월의 들녘에 서면
나는 그저 반갑고 고마울 따름
가슴속 기우(杞憂)를 이제 지운다
뜨거운 생성의 피가 들끓어
목소리도 싱그러운 변성기
저 당당한 6월 하늘 아래 서면
나도 문득 퍼렇게 질려
살아서 숨쉬는 것조차
자꾸만 면구스런 생각이 든다
죄지은 일도 없이
무조건 용서를 빌고 싶은
6월엔.

그 낙원에서, 나 살고 있다



- 담양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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