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국내여행

남도여행 17 - 여수의 새벽포구와 일몰(日沒)

Chris Yoon 2021. 10. 23. 07:40

남도여행 시리즈 17 - 깨어나는 시간의 늪, 새벽포구

 

 

새벽에 깨어나
반짝이는 별을 보고 있으면
이 세상 깊은 어디에 마르지 않는
사랑의 샘 하나 출렁이고 있을 것만 같다

고통과 쓰라림과 목마름의 정령들은 잠들고
눈시울이 붉어진 인간의 혼들만 깜박이는
아무도 모르는 고요한 그 시각에
아름다움은 새벽의 창을 열고
우리들 가슴의 깊숙한 뜨거움과 만난다

다시 고통하는 법을 익히기 시작해야겠다.
이제 밝아올 아침의 자유로운 새 소리를 듣기 위하여
따스한 햇살과 바람과 라일락 꽃향기를 맡기 위하여

진정으로 진정으로 너를 사랑한다는 한마디
새벽 편지를 쓰기 위하여
새벽에 깨어나
반짝이는 별을 보고 있으면
이 세상 깊은 어디에 마르지 않는
희망의 샘 하나 출렁이고 있을 것만 같다


새벽편지 / 곽재구

 

 

 

이제 떠나야 할 것 같네요
그대 해안가를 떠도는 것만으로 즐거웠어요
그대 외투 빛깔처럼 황토빛 바다를 보는 것만으로
그 바다에 내 얼굴 파묻고 웃고 운 것만으로

그대도 날 그리워할까요
언젠가 그대 향기 잊혀지겠죠
향수병에 담아두지 못했는데
그대 손 한번 잡지도 못했는데
그대 갈망, 슬픔도 껴안지 못했는데
그대가 믿는 모든 게 되고 싶었는데

먹고살기 참 힘들죠
밤새 일하느라 거친 손등 호박잎이구
거긴 밥만큼 따뜻한 얼굴이구
아아, 그새 정들었나 봐요
훌훌 떠나려네요
멀리 꽃나무가 흔들리네요
속절없이 바다가 나를 덮어가네요

아픈 사람 / 신현림

 

 

 

 

 

 

남도여행 시리즈 17- Yeosu Sunset

 

 

는 길이 어둡고 막막하거든
바닷가 아득히 지는 일몰을 보아라.
어둠 속에서 어둠 속으로 고이는 빛이 마침내 밝히는 여명,
스스로 자신을 포기하는 자가 얻는 충족이 거기 있다.

오세영의< 바닷가에서> 중에서 일부

 

 

 

저녁해만 지면 설레이던 시절이 있었다

어딘가 떠나고 싶어서였다

떠난다기보다 탈출하고 싶었다

그래서 석양의 뚝길을 거닐며 탈출을 꿈꾸었다

나는 열일곱시절 내 자신에게 묻는다

"그때 탈출은 잘 했는가?"

"그럼, 잘 했구말구".

그때 탈출하지 않았더라면 내가 뭣이 되었을까? 생각만해도 끔찍하군. 정말."

 

 

 

일몰(日沒)에 대한 상념이다
< Before Sunset>이란 유난히도 영상이 아름다운 시리즈영화가 있었다.
유럽 기차여행을 하던 두 남녀가 우연히 만나서 어울리게되고
특별한 추억을 쌓고 헤어졌다가 9년만에 다시 만나는 영화.
비엔나와 파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영화였다.
그런데 그 3편이 요즘 또 만들어져 상영을 하고있다. Before Midnight이다.
1995년 Before Sunrise
9년 후... Before Sunset
다시 9년 후... Before Midnight

이번 시리즈도 리차드 링클레이터(Richard Linklater) 감독이면서 전작에 나왔던 에단 호크(Ethan Hawke)와

리 델리(Julie Delpy)가 나왔다.
T.V.예고편에서본 에단 호크와 줄리 델리는 무척 늙은 모습이었다.
<비포 선라이즈> 때와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었다.
어쩌랴...지는 해 앞에선 그 누구도 어쩔 수 없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