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여행 시리즈 17 - 깨어나는 시간의 늪, 새벽포구
새벽에 깨어나
반짝이는 별을 보고 있으면
이 세상 깊은 어디에 마르지 않는
사랑의 샘 하나 출렁이고 있을 것만 같다
고통과 쓰라림과 목마름의 정령들은 잠들고
눈시울이 붉어진 인간의 혼들만 깜박이는
아무도 모르는 고요한 그 시각에
아름다움은 새벽의 창을 열고
우리들 가슴의 깊숙한 뜨거움과 만난다
다시 고통하는 법을 익히기 시작해야겠다.
이제 밝아올 아침의 자유로운 새 소리를 듣기 위하여
따스한 햇살과 바람과 라일락 꽃향기를 맡기 위하여
진정으로 진정으로 너를 사랑한다는 한마디
새벽 편지를 쓰기 위하여
새벽에 깨어나
반짝이는 별을 보고 있으면
이 세상 깊은 어디에 마르지 않는
희망의 샘 하나 출렁이고 있을 것만 같다
새벽편지 / 곽재구
이제 떠나야 할 것 같네요
그대 해안가를 떠도는 것만으로 즐거웠어요
그대 외투 빛깔처럼 황토빛 바다를 보는 것만으로
그 바다에 내 얼굴 파묻고 웃고 운 것만으로
그대도 날 그리워할까요
언젠가 그대 향기 잊혀지겠죠
향수병에 담아두지 못했는데
그대 손 한번 잡지도 못했는데
그대 갈망, 슬픔도 껴안지 못했는데
그대가 믿는 모든 게 되고 싶었는데
먹고살기 참 힘들죠
밤새 일하느라 거친 손등 호박잎이구
거긴 밥만큼 따뜻한 얼굴이구
아아, 그새 정들었나 봐요
훌훌 떠나려네요
멀리 꽃나무가 흔들리네요
속절없이 바다가 나를 덮어가네요
아픈 사람 / 신현림
남도여행 시리즈 17- Yeosu Sunset
사는 길이 어둡고 막막하거든
바닷가 아득히 지는 일몰을 보아라.
어둠 속에서 어둠 속으로 고이는 빛이 마침내 밝히는 여명,
스스로 자신을 포기하는 자가 얻는 충족이 거기 있다.
오세영의< 바닷가에서> 중에서 일부
저녁해만 지면 설레이던 시절이 있었다
어딘가 떠나고 싶어서였다
떠난다기보다 탈출하고 싶었다
그래서 석양의 뚝길을 거닐며 탈출을 꿈꾸었다
나는 열일곱시절 내 자신에게 묻는다
"그때 탈출은 잘 했는가?"
"그럼, 잘 했구말구".
그때 탈출하지 않았더라면 내가 뭣이 되었을까? 생각만해도 끔찍하군. 정말."
일몰(日沒)에 대한 상념이다
< Before Sunset>이란 유난히도 영상이 아름다운 시리즈영화가 있었다.
유럽 기차여행을 하던 두 남녀가 우연히 만나서 어울리게되고
특별한 추억을 쌓고 헤어졌다가 9년만에 다시 만나는 영화.
비엔나와 파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영화였다.
그런데 그 3편이 요즘 또 만들어져 상영을 하고있다. Before Midnight이다.
1995년 Before Sunrise
9년 후... Before Sunset
다시 9년 후... Before Midnight
이번 시리즈도 리차드 링클레이터(Richard Linklater) 감독이면서 전작에 나왔던 에단 호크(Ethan Hawke)와
줄리 델리(Julie Delpy)가 나왔다.
T.V.예고편에서본 에단 호크와 줄리 델리는 무척 늙은 모습이었다.
<비포 선라이즈> 때와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었다.
어쩌랴...지는 해 앞에선 그 누구도 어쩔 수 없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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