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東 Europe

Prague new built up area (프라하 新市街地 ) III - 사람편

Chris Yoon 2021. 10. 18. 05:48

 

Prague new built up area

프라하 新市街地 III - 사람이야기

 

 

 

 

 

바출라프 광장(Vavlavske namesti)을 거닐다보면 여러 행위예술가들을 볼 수 있다.
단순한 거리의 예술가가 아니라 상상을 초월하는 재주를 가지고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하는 그야말로 천부적인 재주꾼들이다. 이들은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간으로 저토록 닿을 수 없는 경지에 도달했을까?
새(鳥)를 길들여 행인과 교감을 하게하고 마리오네뜨 인형이 돌바닥을 밟으며 춤을 추게도 한다.
몇 시간을 꼼짝않고 서서 동상처럼 보이게 하는것은 물론이고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재주를 부린다.
좌측의 사내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큰 돌을 짊어진 헤르메스(Hermes)같다.
지구를 짊어지고 서있는데 그 모습이 여간 힘들어 보이지 않는다.
중앙의 사내는 흡사 생떽쥐페리의 야간비행에 나오는 불시착한 조종사이다.
부서진 비행기의 프로펠라, 때와 기름으로 얼룩진 조종복, 머리에 쓴 고글과 헬멧...
영락없다. 여기서 생떽쥐페리를 만나다니...
세번째 사내는 인도의 수도자처럼 수련을 하다가 앉은 자세 그대로 지팡이 하나를 집고 공중에 붕 떠있다.
저게 무슨 재주일까?
트릭도 아니고 알 수 없는 수수께끼다.

 

 

이번에는 3인1조가 되어 행위예술을 보이고 있다.
지팡이를 집고 붕 떠있는 사내가 맨 위에 있고 그 사내를 들어 올려 떠받치고 있는 사내,
또 한 명은 연신 이야기를 하며 뭔가 주문을 외우며 기합을 넣고 있다.
가까이 가보니 얼굴들이 약간 중동지방에서 온 청년들 같은데 눈이 부리부리하고 콧날이 우뚝서고
약간 검은 피부가 모두 잘 생긴 얼굴들이다.
나는 사진 찍은 값으로 페니를 한 잎 놓고 돌아섰다.

 

 

서울에서 공원을 산책할때,
롤러 브레이드나 보드, 아니면 자전거를 타고 광장에서 노는 청소년들을 보았다.
그리고 그 모습이 보기 좋아서 한참씩 서서 바라보던 때가 있었다.
그런 놀이를 하는 청소년들은 비교적 체격이 날렵하게 잘 단련되어있다.

채 다섯살도 안되어 롤러브레이드를 사달라고 하던 내 아들,
그 애는 천부적으로 운동감각이 뛰어났었다.
롤러 브레이드를 신고 몇 번 뒤뚱뒤뚱 엉덩방아를 찧더니 이틋날부터 쌩쌩 달렸다.
초등학교를 들어간후에는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아파트 광장에서 갖가지 묘기를 부렸다.
그리고 성인이 된후에도 겨울이면 스키보드를 타러 매주 스키장으로 떠난다.

 

광장에 어스름이 지자 청소년들이 두 바퀴가 달린 작은 모양의 자동차같은 것들을 가지고 나왔다.

그리고 앞으로 넘어질듯이 자세를 기우리며 달린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름이 Segway/세그웨이. 한화로 무려 1,500만원이다)
그들이 앞으로 고꾸라질것같이 세그웨이를 타고 미끄러지듯 달리다.
빙글빙글 원을 그리며 도는 모습을 벤취에 앉아서 바라보았다.
아들아이를 보는듯 눈이 즐겁고 가슴속이 훈훈해진다.

 

 

Prague 거리를 걷다보면 유난히도 멋있는 European들을 볼 수 있다.
직업이 무엇인지 신원을 알 수 없는 남녀들이 대낮에도 거리를 활보한다.
유명브랜드의 옷을 입지 않았어도 멀리서부터 그들의 아후라는 빛을 발한다.
낡은 쟈켓 하나에도 포켓치프를 꽂고 멋을 내는 사람들,
티 셔츠에 불루진 하나 만으로도 충분히 자신을 돗보이게 하는 사람들.

해가 지는 바출라프 광장(Vavlavske namesti)을 걷다가 앞서가는 남녀를 보았다.
얼핏 보아도 멋이있다.
연인사이는 아닌듯, 아니면 멋있는 보행을 하기 위해서인지
붙어서 걷지를 않고 일정한 간격을 두고 떨어져서 또박또박 경쾌하고 정확한 워킹을 한다.
그 모습이 보기좋아 따라가 보기로 했다.

 

 

광장(Vavlavske namesti)을 벗어나 구도시로 가는 건널목을 건넜는데도
그들의 워킹은 한결같이 무대에 서서 워킹을 하는 모델들 같다.
저들의 직업이 뭘까?... 궁금해진다.
모델 아니면 무용을 하는 사람들 같은데... 무용수는 아닌듯 하다.
무용수는 저렇게 다리가 길면 오히려 부적격하다.
좌떼 (무용 용어로 뛰어 오르는 동작)나 턴을 돌때 다리가 너무 길면 불리하다.
그리고 오랫동안 무용을 하다보면 그 연습량에 근육이 너무 발달하여 저토록 매끄러운 선을 가질 수가 없다.
그렇다면... 저들은 모델이 아닐까?

모델(Model)...남자는 부분적으로 스트라이프가 있는 티 셔츠에 작은 백을 어께에 메고 심플한 불루진을 입었다.

여자는 환상적인 긴 머리로 어깨를 덮고 민소매의 모피 상의(上衣)를 입고 검정 스키니에 상의(上衣) 색과 같은 화이트 톤의 다소 큰 백을 들었다.

그런데도 유달리 눈에 띄는건 그들의 인체비율 때문이다.

185센티를 넘는 신장에 12등신의 완벽한 비례이다

게다가 알맞은 근육을 가지고 걸음을 옮길때마다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어깨와 허리, 엉덩이의 근육들은 가히 현대무용을 하는 것처럼 보이고 늘씬한 허벅지부터 이어지는 다리선이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따라가면서 봐도 이건 감탄이 절로 나오는 예술품들의 앙상블이다.

저 인체의 걸작들, 저건 관리만으로 될 수 없고 타고난 것이다.

나는 나이가 들면서 서양인의 인체를 부러워했다.

큰 키, 작은 머리통, 상체보다 약간 긴 다리, 위로 올라붙은 엉덩이...

그래서 서양인들의 조각 작품들은 아름다운것인지도 모른다.

 

 

 

프라하의 골목을 걷다보면 옆으로 또 다른 골목이 나온다.
그 골목을 따라가 들어가보면 광장이 있다.
유럽인들은 300년전에 돌을 다듬어 깊게 박으며 골목을 만들고

그 골목을 걸어 들어가면 이웃을 만날 수 있는 광장을 만들었다.
그 광장은 오늘날, 관광객들을 위한 카페동네로 변모했다.

 

 

거리의 예쁜 상점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첼레트나 거리(Celetna)는 프라하의 명품을 파는 거리로 통하는 곳.
과일과 술(Wisky)이 든 초콜릿은 물론 각종 공예품, 기념품까지 판다한바퀴만 돌아보면 일반적인 기념품가게에서 파는 항목들을 거의 알 수 있다.
프라하의 기념품은 뭐니뭐니해도 나무로 깎아만든 마리오네뜨 인형이다.
나는 마리오네뜨 인형을 하나 샀다.
그리고 줄을 잡아 허리까지 올려 프라하의 밤거리를 나란히 걸어가는 친구처럼
또각또각 소리를 내며 마리오네뜨와 함께 걸어갔다.

 

광장에서 구시가지로 가는 골목을 향해 걷다보면 길거리 음식을 파는 상점들이 많이있다.
프라하의 전통 빵 뜨레들로를 구워서 팔고,
(* 뜨레들로 / Trdlo : 동그란 막대에 반죽을 말아서 숯불에 구워 견과류, 계피, 설탕에 굴려 뜯어먹는데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워 맛이있음)
장작을 쌓아놓고 큰 돼지 고기 덩어리를 빙글빙글 돌리며 굽기도한다.
그리고 패스트 후드 가개도 여럿있다.
어딜가나 청소년들이 선호하는 것은 패스트 후드다.
지금 막 운동을 하다 온 아이들이 식성에 맞춰 햄버거를 주문하고 있다.
젊은아이들은 무엇을 하든 예쁘다. 패스트 후드를 주문하는 것도 예쁘고 먹는 모습도 예쁘다.

 

 

구시가로 들어 가는길,
Old Town Hall(구시청사)의 Astronomical clock (천문시계)탑이 보이기 시작한다

광장으로 들어가는 사람, 광장에서 나오는 사람프라하는 밤을 잊은듯 하다

모두 축제의 기분으로 들떠 있다. 그 프라하에 밤이 깃든다

 

 

돌로 모자이크 된 프라하의 아름다운 밤거리, 나는 이 도시를 사랑한다.

프라하는 10세기에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세워진 스바티이르지 교회를 비롯하여

고딕 양식의 성 비투스 대성당과 틴 교회, 바로크 양식의 발트슈테인 궁과 츨람갈라스 궁,
로코코 양식의 골스킨스키 궁, 고전주의 양식의 베드르지흐스메타나 박물관과 벨베데레 궁,
신고전주의 양식의 국립박물관과 국립극장 등에 이르기까지 갖가지 양식으로 세워진 훌륭한 건축물들이 많다.
나는 이 도시를 떠나도 잊지 못할 것이다.
서울로 돌아가서도 문득 문득 이 도시를 떠올릴 것이다.
그리고 꿈 속에 이도시를 걷고 사진을 꺼내 볼 것이다.
아, 프라하여 영원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