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애송詩

불안 - 신현림

Chris Yoon 2022. 3. 21. 02:09

 

 

불안                 신현림

 

 

지극히 혼란스런 의식이 새벽강처럼 고요해졌으면,

실수와 후회, 치욕스런 기억에 시달릴 때

시원스레 소나기가 쏟아졌으면,

잔인한 말 던진 자를 용서했으면, 그냥 잊었으면,

권태롭고 적막한 오후 세시경이면

전화라도 그냥 수다스럽게 울렸으면,

나처럼 이 시대의 나약한 바보 울보들이

천천이 비빔밥을 먹고 커피 마시듯 음미했으면,

갑작스런 사건에 놀라 허둥대지 않으며

추억의 지진으로 시간이 사망하지 않았으면,

진지함과 활달함의 변주곡 속에서 하루가 무사하고

우리 애인들 모두 안녕하였으면,

어서 쓸쓸한 저녁이 갔으면,

이 불안의 바퀴도 날아갔으면,

온몸 미칠 듯 번지는 칸나 같은 바퀴가 멈췄으면, 제발 멈췄으면.

 

 

 

우리는 안전불감시대에 살고있는지 이미 오래다.

마스크를 쓰고 지낸지 벌써 3년이다,

처음엔 가깝했지만 이젠 극히 자연스럽다. 아니, 오히려 마스크를 쓴 젊은이들을 보면 눈이 두드러지게 아름답게 보인다.

그러나 언제 이 코로나19가 끝날지... 언제 우리가 마스크를 벗고 대화를 나눌날이 올런지...

 

나 또한 항암치료를 하기위해 병원을 찾으면서 하루전날 코로나 반응검사를 하기위해 병원을 가야한다.

매주마다 코로나 반음검사를 하는것도 힘들다.

 

코로나19 확진자가 3월20일 0시 기준 33만4708명이 추가 발생했다. 이로써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937만3646명을 기록했다.

뉴스에서는 기하급속도로 불어나는 신규 환자숫자를 보도하기가 바쁘고 우리는 헤이하고 무뎌진 가운데 방심하다가 마침내 감염되어 양성판정이 난다.

이젠 코로나 환자를 치료하는 병원도 모자라 자택치료를 한다.

자택치료... 이게 가능한 일인가?

환자와 한집에서 기거를 하면서 전염이 안된다는 보장을 어찌할 수 있는가?

서로 다른 공간을 쓰면서 가족모두가 비닐장갑을 끼고 물건을 만지며 환자는 특별 격리시키면서 서로 비대면을 해야한다는 이야기다.

 

항간에는 또 예방접종을 한 후, 그 주사약이 몸 안에 들어와서 암을 만든다는 설도 있다.

그래서 암환자가 부쩍 늘었다고도 한다.

 

불안하다. 대체 언제까지 이 안전불감의 시대가 지나가고 끝나려는지...

때로는 푸른하늘을 바라보며 새들처럼 시원하게 날아올라 봤으면 좋겠다.

 

 

- Chris 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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