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Art수첩

마크 로스코(Mark Rothko)展 I

Chris Yoon 2021. 12. 2. 06:04

 

 

 

새로운 작가와의 만남은 늘 가슴이 설렌다

그의 작품을 보고, 그의 작품세계를 조사하며 찾아보다가 그의 구석구석까지 알게되고,

그가 우리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무엇인가를 알고나면 몇일동안 밤잠을 못 이루도록 그의 세계에 빠져들며 벗어나질 못한다

 

지금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6월28일까지 마크 로스코(Mark Rothko)展이 열리고 그의 전시가 끝나는대로

모딜리아니가 우리들 곁으로 찾아오기로 확정되어있다.

해외를 나가야 만날 수 있었던 작가들을 우리는 서울에서 만나는 것이다

 

 

 

 

마크 로스코의 뉴욕 작업실 사진판넬.

여기 포토죤에서 기념촬영을 하는것도 잊지마시길 바란다.

마치 그의 작업실에 놀러가서 그의 작업하는 현장을 보고, 그와 이야기를 나누다 온듯한 느낌을 받는다

 

 

 

" 난 평생 이걸 꿈꿔왔어.

장소를 만들어내는 것을 말야..

관람객들이 내 작품을 들여다보며 사색하며 살고, 그들이 내가 그림에 들였던 노력을 바칠 수 있는

예배당같은 , 교감의 장소!!!

아마도 그곳은 사원이 될거야..."

 

- Marcus Rothkovitch , Mark Rothko (1903-1970)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침묵과 고독을 끝내고, 다시 한번 숨을 내쉬고 자신의 팔을 쭉 펴는 것이다.

- 마크 로스코 Mark Rothko

 

현재 열리고있는 그의 전시가 우리에게 전하는 것은 위로, 치유, 화합이다

색을 통해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치유하는 마음을 불러 일으키는 로스코의 그림들은 현장에서 보면 매우 큰 에너지와 감동으로 만날 수 있다.

전시실마다 그가 거쳐온 그림들은 조금씩 화풍의 차이가 있는데 제1전시실부터 시작되는 작품들은 그의 초창기인 사실화부터 시작된다

그 화풍은 복잡함에서 단순함으로, 유채색에서 무채색을 변화하며 우리를 경건함의 세계,

혹은 어둠 속의 두려움, 종교적인 느낌의 편안함까지 느끼게 한다

 

Section1 _ Age Of Myth [신화의 시대]

마크 로스코가 작품세계를 일구어 가는 시기의 그림들로 그리스 신화, 전설, 철학을 바탕으로 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Section 2_ Age of Colour [색감의 시대]

멀티폼 시기의 작품들로 마크 로스코의 작품을 이해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작품들이 전시된다.

 

Section 3_ Golden Age [황금기]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로 로스코 작품의 상징이 된 대형 유화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Section 4_ Mural Age [벽화의 시대]

자본을 거부한 마크 로스코의 예술가적 정신을 엿볼 수 있는 시그램 빌딩의 벽화 시리즈를 국내 최초로 기획하였다.

 

 

 

 

"이건 널 위로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거야. 벽에 거는 장식품이 아니라고!"

- 마크 로스코 Mark Rothko

 

작가 마크 로스코는 대중에게 당당하게 자신의 작품을 보는 방법을 요구했었다.

어두운 조명, 그림과의 거리는 45cm, 조용한 공간에서... 그의 요구였다.

실제로 작품들은 조명을 낮추고 45cm 거리에서 볼 수 있도록 설치했으며, 어떤 그림은 그림앞에 앉아서 감상할 수 있도록 방석을 놓아두었다.

앉아서 바라보는 느낌은 어떤 것일까?

궁금해서 앉아보니 가슴 속에서 출렁이던 앙금들이 차분히 가라앉는 느낌이 전해온다.

그러나 근본은 가장 정확한 침묵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교회나 성당에서의 침묵이 신성함과 경건함의 침묵이라면 로스코의 침묵은 정확함이다.

그리고 모두를 포용할 수 있는, 포용성 가득한 침묵이다.

전시장으로의 공간이지만 그 공간에 있으면 있을수록 차분해진다.

 

 

 

 

전시를 보는 내내 무겁게 가라앉는 첼로음악이 전시장 군데군데마다 설치된 스피커에서 울려나오며 고요한 분위기의 엄숙한 무거움을 더하게 한다.

그 분위기 속에서 나를 위로하는 작품은 무엇인가, 나는 그의 작품들을 보면서 무엇을 생각하는가? 그런 생각들이 내내 머리 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커다란 캔버스에 대비되는 색상, 혹은 유사한 색상으로 가득 채워져있는 것들을 보며 마크 로스코는 무슨 생각으로 이런 색을 채웠던걸까? 생각해 본다

마크 로스코는 추상 이미지가 "휴먼 드라마"의 근원적 속성을 직접 반영할 수 있고, 회화가 비극, 환희, 숭고함, 아이러니, 위트와 유머와 같은 영원한 주제들과도 때로는 맥을 같이 할 수 있다고 우리에게 이야기한다.
“나는 추상주의에 속하는 화가가 아니다. 나는 색채나 형태에는 관심이 없다.

나는 비극, 아이러니, 관능성, 운명 같은 인간의 근본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데에만 관심이 있다.

내 그림 앞에서 우는 사람은 내가 그것을 그릴 때 가졌던 느낌과 똑같은 종교적 경험을하고 있는 것이다.” 라고 말했다.
그는 관람객들이 작품과 교감하기를 원했고, 자신의 그림들이 감정적인 정체성을 갖고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그의 천재성은 우울증을 담보로 발휘된 것이였기에, 죽음 직전까지도 우울증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고 한다.

 

 

 

 

내 그림 앞에서 우는 사람들은 나와 함께 종교적 경험을 하는 사람들로서

나는 그림을 그릴 때 그런 경험을 한다." - 마크 로스코 Mark Rothko

 

 

휴스턴의 로스코 채플을 재현한 공간은 로스코가 말년에 작업했던 검은 그림 7점이 전시장 안을 어둠과 함께 채우고있다.

어두운 조명과 은은하게 들려오는 음악은 침묵과 명상의 늪이다.

하나 둘 사람들은 방석과 의자에 앉아 거대한 검은 색면들을 보면서 스스로를 위로하고 치유하는 시간을 갖는다.

우는 사람들도 간혹 보인다.

전시기간 동안 로스코 채플에서 공연과 강연 등 다양한 치유 프로젝트를 진행하니 참여해보는것도 좋은듯.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토록 종교적 분위기에 도달한 그림까지 심취했으면서 마크 로스코(Mark Rothko)는 자살을 한다.

마크 로스코(Mark Rothko)展 II에서는 그가 자살 직전에 그린 유작에 대해서 알아보겠다. 많은 기대하시길.

 

 

 

 

젊었을 때 예술은 외로운 것이었지.

갤러리도, 컬렉터도, 비평가도, 돈도 없었지.

언제나 혼자였으니까...

그러나 그때가 최고의 시간들이었어

우리에겐 멋진 미래만 있었을 뿐이니까

 

- 마크 로스코

 

 

이말은 마크 로스코가 한 말이다

해지는 예술의 전당을 걸어 내려오며 혼자 되뇌여본다.

가난했지만 새벽마다 꿈에 보았던 영상들을 神이 들린듯 재빨리 스켓취를 하여 표현했던 시절.

그때 우리에겐 멋진 미래가 있었다.

이 글을 미술대학을 나온 미술학우들, 미술을 공부하는 후배들과 함께 하고 싶다.

 

- Chris Y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