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나의 꿈은 저 불란서의 뒷골목에나 가서
푸른 눈의 여자와 놀다가 객사하는 것
또 한 때 나의 꿈은 아무도 모르는 고장에 가서
포플라의 그림자처럼 조용히 살아가는 것
또 다른 한 때 나의 꿈은 야간열차처럼 덜컹거리는
바람을 타고 노래의 끝까지 가서
술을 마시며 몽롱한 꿈 속에서만 살다가 죽는 것
죽어서 하루 종일 바다의 음악이나 듣는 것
- 박정대의 '쇼몽에 대하여 말하다' 중에서-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가끔씩 겨울비가 내리고 그 빗속에 바람이 불면 노란 은행잎들이 우수수... 떨어져 온통 보도를 노랗게 덮습니다.
도시의 가을은 아름답습니다.
제가 40년간을 살아온 강남 송파의 가을은 마치 외국영화의 한 장면을 생각나게 합니다.
그러나 옷깃을 여미며 지하철 역으로 가는 길은 숨이차고 더 없이 서글풉니다.
저는 그동안 열심히 병원 치료를 다니며 견디고 있습니다.
견딘다는 말이 옳겠지요.
아직 딱히 어디가 잘 못 되어서 아픈지, 어디가 탈이 났는지도 모르고 일곱군데의 병원을 다니며 검진을 받습니다.
심혈관 내과, 신장내과, 혈액종양내과, 흉부외과, 혈액외과, 안과, 치과...
하루에 한군데씩만 가도 일주일이 꽉 찹니다.
그러다보니 아침에 나갔다 오후에 돌아올때는 발걸음이 무겁고 걷잡을 수 없이 서글프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처음 몸의 이상을 느껴 병원을 찾았을 때보다 증세가 더 심해져 이젠 온 몸이 붓고 발걸음이 무겁다는 겁니다.
내일은 그동안 미루어왔던 혈액종양내과로 가서 채혈검사와 X-Lay를 하고 결과를 보며 의사와 상담을 해야합니다.
희망과 용기를 애써 가져봅니다.
반드시 어디가 잘 못되었는지 그 원인과 탈이 난곳을 찾아 속히 치료에 들어가길 고대합니다.
또 소식 드리겠습니다.
- Chris Nicol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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