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편 복효근
서해 바닷가 채석강 암벽 한구석에
종석․진영♡왔다 간다
비뚤비뚤 새겨져 있다
채석강 암벽이 만 권의 서책이라 할지라도
이 한 문장이면 족하다
옳다 누군가 눈이 참 밝구나
사내가 맥가이버칼 끝으로 글자를 새기는 동안
사내의 등을 기댄 그녀의 두 눈엔 바다가 가득 넘쳐났으리라
왔다 갔다는 것
자명한 것이 이밖에 더 있을까
한 생애 요약하면 이 한 문장이다
그리고 그것을 새길 만한 가치가 있다면
사랑했다는 것
설령 그것이 마지막 묘지명이라 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이미 그 생애는 명편인 것이다
* 여행을 하다보면 수많은 낙서를 볼 수 있다.
세계 어느 관광지, 어느 구석에도 우리 한글로 상흔처럼 이름들이 새겨져있다.
국내의 어느 이름있는 바닷가 바위나 심지어 담양 죽녹원의 대나무에도 손이 닿는 곳이라면 이름들을 새겨놓았다.
왜들 그럴까?...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짓들이다.
자신이 다녀갔다는 흔적을 꼭 그렇게 남겨야만 될까?
아무 흔적 남기지않고 조용히 여행하는 이성이 아쉽다.
- Chris Nicol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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