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서른살때 헤어지고 半白이 되어 다시 만났다
새파랗게 젊던 얼굴들은 온갖 풍상의 세월을 지나
서로의 집안 안부를 챙기며 늙어가는 얼굴울 보며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라고 위안의 말을 건네었다
그러나 어디 늙은것이 얼굴뿐이랴 몸도 성능(性能)도 이제 다 늙어버린것을.
해질녘 노을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서강, 마포구 상수동에 위치한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역앞 제일 큰 빌딩에 취직을 하여 같은 칸막이 안에 앉아서 스케치를 하고 식자를 따붙이며
한때의 젊음을 함께했던 우리.
틈틈이 뒷문으로 나와 라면에 밥 한공기 말아 먹고 회사가 끝나면 가끔씩 명동으로 나가 자양센터의 전기구이 통닭과 생맥주로 회식을 하고 월말이면 월급을 받아 부지런히 저축을 하며 그래도 토요일이면 연애를 하고 때가되어 결혼을 하더니 호된 세상살이 눈물이 쑥 빠지게 살며 아들 낳고 딸 낳고 이제 자식 혼사 시킬 나이되어 다시 만났다
이젠 젊을때보다 조금 살림이 피었다고 백화점 셀러드 바로 들어가 지난 이야기 풀어놓다보니 나이는 다시 옛날 서른적으로 돌아 가더라
무엇일까?...같은 대학을 나왔다는 것만으로 공통성을 만들어 준다는 것은...
같은해에 대학을 나온것도 아니고 나이가 같은것도 아니면서 오로지 같은 대학에서 4년간 공부를 하고 졸업을 했다는것... 젊은시절에는 미처 몰랐던 그 미묘한 감정들은...
- 윤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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