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獨白

My Rainyday Rhapsody in Blue I

Chris Yoon 2021. 11. 4. 04:24

 

 

 

비 오는 날 랩소디 인 불루       윤필립
 


비 오는 날엔
너를 찾아가
빗줄기 같이
너의 창문을 두드리다
흘러내리고 싶다.

우리, 한때 떠다니는 구름되어 만났던날
우리사랑 소나기되어 내리리라 생각이나 했었던가

저문 날 창문 옆자리에 작은 술잔을 놓고
흔들리는 생의 작은 불꽃을 바라보며

황량한 목소리로 서로의 길을 물으며

서로 답하던 덧없던 지난날의 한 때.

깊어가는 어둠에 우리의 사랑도 지워지고
말마저 잃은 술잔만 홀로 시간의 무게에 짓눌리듯
우리네 이별도 그리 깊어가는 걸 너는 보았는가,
나는 오늘도 너와 앉았던
그 카페의 창가에 앉아
쏟아지는 빗줄기를 바라보고있다

저토록 부서져버렸다
너와 나의 젊은날은.


2014년 8월 21일. 가을 장마가 오락가락하는 흐린날, 명동을 갔다

퍼시픽호텔 옆 골목, 남산으로 오르는 길,

점심을 먹으러 어느 레스토랑에 들어갔다가

무섭도록 쏟아지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커피를 마셨다

순간, 유리창 너머로 쏟아지는 비사진을 찍고 싶어졌고 바로 실행에 옮겨 몇 장의 사진을 찍었다

밤, 그 사진을 보며 가위에 눌리듯 떠오르는 옛사랑에 가슴을 앓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