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선 풍경속에서
그때 그 사내아이를 찾는다는건, 그리 어려운일이 아니었다.
아이의 한쪽 가슴에 남아있는
허기진 배 움켜쥐던 배고픔의 그 아픈 흔적들...
마을 어귀 언덕 그때, 그 사내아이가 보았던 것처럼 황금빛 보리밭엔,
그시절 샛바람만 살랑이고 있더라....
6월의 보리밭에서
이토록 아름다운 풍경을 본 일이 있었던가!
저녁해 넘어가는 언덕, 황금물결 보리밭에 물이 오를대로 오른 두 청춘이 입맞춤을 하고있다.
앞에다 카메라를 맞추어놓고...위태 위태하게 쓰러질듯 서있는 카메라가 짜릿한 순간의 긴박감을 더 한다
누가 먼저 저런 사진을 찍자고 했을까?
순간 내 머릿속은 하얗게 점멸하고 만다.
두 청춘이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장치해놓고 모텔에서 숨가쁘게 정사를 치루는 장면까지 상상되고 말았으니.
아무튼 좋다. 청춘은 그저 아름답고 무슨 잘못을 저질러도 용서받을 수 있는 나이다.
그건, 그들의 혈기왕성함이 저지른 피끓음의 행동이지 불순한 의도가 조금이라도 깃들어 있어서가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안다. 관음증 환자처럼 나무 뒤에 숨어서 사진이 찍힌 후에도 그들의 긴 입맞춤이 그치지 않는것을 보고,
발정난 고양이 같은 여자아이의 더 적극적인 공세가 피끓는 사내아이를 끌어 들여 발기시키고 있다는 것을.
부라보! 역시 청춘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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