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3. 13.
두개의 바퀴 김행숙
두 개의 바퀴를 쓰러뜨리지 않고 계속 굴리기 위해
모든 자전거 도로는 거대한 검은 허파로 빨려 들어간다.
뜨거운 연기를 토하는 산이 보이는 도시에서 살고 있어.
몇 백 년 동안.
옆서 한 장의 존재 이유.
이쪽 빌딩에서 저쪽 빌딩으로 날아가는 새와 같지 않다.
자전거를 세워두고 편의점에 들어갔다.
생수와 담배와 콘돔을 샀다.
자전거 도둑이 없는 도시에서 살고 있어.
그까짓 자전거를 타고
네가 영원히 보이지 않을 때까지 도주할 순 없지.
너는 뭔가를 꼭 붙잡고 싶어 했다.
그러나 여기에 있는 것들.
빙빙 도는 두 개의 바퀴처럼.
한 개의 머리에 두 개의 귀가 존재하는 이유.
네가 기울어질 때에도 쏟아지지 않는 것들.
검은 숲의 입구가 많이 존재하는 이유.
가을에 큰 홍수가 있을 거라는군.
별자리가 이동하고 있어.
겨울에 눈이 내리지 않을 거라는군. 괜찮지?
낮과 밤의 순서가 뒤집혀도 이틀만 지나면
너는 그 밤이 그 밤처럼 곤하게 잠이 들고.
바닷물이 따뜻해지고 꿈이 미지근해진다.
너는 곧 잊혀질 거야.
이 詩를 읽다보면 도시적이다 못해 詩의 무대가 화산이 있다는것으로 미루어 나폴리 정도 되는것 같다
나폴리는 볼세비우스 화산과 소화산이 도시 주변에 산재해 있고 아직도 휴화산 상태로 연기를 내품는 곳이 많다.
로마 시대 역사와 예술, 문화 중심지로 이태리어와는 또 다른 나폴리어 방언을 쓰며 사람들도 스스로를 네아폴리탄(Neapolitan)이라고 부른다.
이런곳을 한 남자가 자전거를 타며 살고있다. 생수와 담배와 콘돔을 사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건강하다
왜 여자가 보이지 않는곳으로 숨어들었는지?... 더 깊은 곳으로 숨어 들려 하는지?...
무척 미스테릭하고 모더니즘적인것이 이태리 영화의 거장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의 단편영화를 보는듯 하다
Chris Nicolas
*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Michelangelo Antonioni) : 1912년 9월 29일(이탈리아 생)으로 1950년 영화 '어느 사랑의 기록' 으로 데뷔, 태양은 외로워'(L'Eclisse, 1962년) / 정사 (The Adventure, 1960 )/
구름 저편에(1995) / 에로스(2004) ... 등 그 만의 독특한 기법의 좋은 영화를 만들었다
윗 사진은 캐나다에 거주하는 대학동문이자 나의 친구인<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어>저자 한호림씨가
나폴리 여행중에 촬영한 것을 보내준 것이다
詩는 Blogue '수메르의 향연' (http://blog.daum.net/artmijosa/1547)에서 가져온 N상에는 아직 알려지지않은 것이다
그곳 詩가 있는 페이지에 댓글이 하도 고와서 함께 가져왔다
- 그저 평범하게 삶을 영위하면서도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하는 인간의 고독과 슬픔,
현실을 견디는 생의 에너지로 전환시키는 골똘한 사색. (수메르)
- 언제나 새는 빈 가지에 그 울음소리를 동동 달아놓고 간다.
문득 내 아픔의 그림 속에 휘어져 휘청거리는 가지가 뻗어
울음소리는 살아서 운다.
수많은 가지가 다시 자라고 물결처럼 무게를 얹어
바람이 지나간다...(문효치의 글 중에)
- 시의 뒤안 .. 변형 되어가는 진화에 삶을 아파하며 옆서 한 장의 존재 이유 에 의 고뇌
콘돔에 불어넣은 뜨거운열기는 담배연기처럼 사라지고 도시의 맑은 생수는 목마름만 더해가며
검은 숲의 입구가 많이 존재하는 이유에의 무감각 해지는 현실속의 비틀거리는 균형감각의 상실
결국 바닷물이 따뜻해지면 모든것이 변화하며 사라지고 꿈마저 미지근해지면 삶의 의미또한
사라지고 잊혀진다면..아픔이 시로 남아 향불을 피워줄것인가.. (해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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