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국내여행

가을빛에 물들다 II - 청송 주산지 II

Chris Yoon 2021. 10. 28. 00:39

"주산지도 많이 변했지요.

제가 어렸을적엔 저 가운데 죽은 나무가지를 붙잡고 물속으로 들어갔다 나왔다하면서 놀았었지요.

이젠 나무도 거의 많이 죽었지요."

도토리묵채밥을 한 그릇 앞에놓고 막 숫가락을 뜨려는 내게 어느새 다가왔는지 술기가 오른 동네 주민이 말을건넨다.

" 이곳이 고향이십니까?"

" 예. 이곳에서 나서 자라다가 객지나가서 살다 3년전에 돌아왔지요."

그는 벽에 붙어있는 오래전 사진을 가리키며 어린시절을 회상한다.

그랬다. 그는 저 못속에 왕버들 나무가 무수히 많던 시절부터 이곳을 보아왔었던 것이다.

나는 그 왕버들이 가득했던 주산지를 못보는 것이 안타까워 벽에 걸린 옛사진을 내 카메라에 옮겨 담았다.

 

그리고 내가 찍은 사진들을 모두 이곳에 소개하기로했다.

먼 훗날, 지금보다 더 이곳이 황량해진 후에 사람들은 이야기 할 것이다.

옛날 이곳은 저 물속에 왕버들 몇 그루가 있었다지.

그리고 어느 사진가가 아픈 몸을 이끌고와서 이른 새벽, 안개가 피어 오르는 해뜰무렵에 그 모습들을 자신의 카메라에 담아갔다지. 이제 그도 세상을 떠났을거야. 그 왕버들 나무들과 함께.

 

청송 주산지(注山池)는 경상북도 청송군 주왕산면 주산지리에 있는 저수지이다.

주산천 지류의 발원지이며, 주왕산국립공원에 자리 잡고 있다.

2013년 3월 21일 대한민국 명승 제105호로 지정되었다.

 

- 맨 윗 사진은 아주 오래전, 어느 사진가가 찾아와 자신의 사진을 기증한 도토리채묵밥집의 벽에 걸린 사진입니다.

아랫사진들은 제가 찍어온 사진들을 선별하지않고 모두 올리는 사진들입니다.-

 

 

 

 

- Photo, Copy :: Chris Y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