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ter trip - 연천 고대산 역고드름
당신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세요,
나는 아래서 위로 올라갈게요.
우리 서로 맞닿아 만나요
우리가 서로 맞닿아 절정의 쾌감에 이르는 날,
미처 봄이 오기전에,날이 풀려 우리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전에,
우리 서로 맞닿아 절정의 극치에 다달아 봐요.
얼마나 세월이 흘러야 우리가 서로 맞닿을 수 있을까요?...
고대산 역고드름
경기도 연천군 신서면 고대산 자락에 위치한 폐터널에
일제 강정기 시절 용산과 원산을 잇는 공사로 진행되었던 터널이 일본의 패망으로 공사가 중단,
6.25전쟁 당시에는 북한군이 탄약창고로 사용하면서 미군의 폭격을 받게 되었고 그러한 폭격으로 인해 터널 위쪽에 생긴 틈과 독특한 자연현상이 맞물리면서 지금까지 역고드름이 생성되어지고 있다.
길이 100m, 폭 10m의 터널 바닥에는 역고드름 수백 개가 있는데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다양하며,
12월 중순부터 자라기 시작하여 이듬해 3월까지 볼 수 있다.
그러나 날이 추워야 3월까지이지 온난화 기온이 되면서 2월만 되어도 녹아 버릴때가 있다.
즉 얼마나 부지런하게 여러번 찾아가야 좋은 사진 소재를 얻을지는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나는 운이 좋았다.
이웃에 산다는 주민 한 분이 하는 말이 자신은 이 부근에 살기에 매일 이곳을 찾아와 스마트폰으로 촬영을 하는데
오늘처럼 모양이 좋은 날이 드물다는 것이다.
그러고보니 여러가지의 얼음 형상들이 위에서 아래로, 아래서 위로 매달리고 솟아있다.
환상의 극치를 느끼며 촬영에 임하였다.
- 경기도 연천군 신서면 대광리 고대산 중턱 폐터널에서
Ice Ave Maria
Ave Maria, gratia plena;
Dominus tecum
Benedicta tu in mulieribus et benedictus fructus ventris tui(Jesus).
Sancta Maria, Mater Dei,Ora Pro nobis peccatoribus, nunc et in hora mortis nostrae.Amen
얼음동굴에서 촬영을 하다 나는 갑자기 얼음처럼 몸이 굳어졌다.
한 쪽에 마리아가 조용히 서있다.
나는 마음속으로 성모송을 외웠다.
성모송 [聖母誦]은 천주교에서 성모 마리아에게 드리는 기도문.
나는 세례를 받은 천주교신자는 아니다.
그러나 아내와 결혼을 할때 혼배성사를 올렸기에 마음 한구석에는 늘 성모 마리아가 있다.
나는 지금 종교를 이야기 하려는것이 아니다.
솔직히 자신의 종교로 끌어들이려고 갖은 설교를 다 하며 수다스런 사람들을 보면 나는 경멸을한다.
종교란게 무엇인가?
남의 믿음을 존중해주며 늘 마음속 깊이 참된 근원을 잃지않는 자신의 믿음이 중요한게 아닐까?!
그것은 어느 종교건 모두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 나는 어려서는 절에 다니시는 할머니를 따라 높은 산의 절에도 곧 잘 다녔다.
그리고 命이 짧다하여 큰 산의 어느 스님의 아들로 입적되어 있기도하다.
그러다가 고등학교를 서울예고로 가는 바람에 일주일에 7시간씩이나 있는 채플시간을 지키며 정동교회를 드나들었다.
그리고 캐톨릭 재단에 있는 아내를 만나 결혼을 하면서 혼배성사를 치루었다. -
이번 사진촬영을 하며 느낀것은 여러가지의 얼음형상들은 모두 유랑의 무리같았다.
울고, 참회하고, 기도하는 유랑의 무리들... 우리 인간들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보이지않게 뒤에 서있으면서 우뚝 서있는 Ave Maria...
- 경기도 연천군 신서면 대광리 고대산 중턱 폐터널에서
- Photo, Copy :: Chris Y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