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주 여행 II - Toute Une Vie (이것이 人生)
내가 영주에 사는 별꽃누나를 처음 찾아가서 만난것은 오래전으로 기억되는 3년전이었다.
그 봄날, 별꽃누나는 들에 돗아나는 온갖 나물뿌리를 파헤치고 뜯어 조물조물 무쳐놓고 농장에서 갓짠 우유를 끓여 두부같은 치즈를 만들어 밥상을 차려주었다. 그러면서 밥상머리에 앉아 '이것 좀 먹어봐, 요것도 좀 먹어봐.'하면서 소박한 음식맛을 보여주었다.
그후, 나는 살면서 인생이 고달프면 별꽃누나가 해주는 밥을 먹고 싶었다.
그리고 3년만에 누나의 집을 또 찾았다. 누나는 멀리서 차소리를 듣고 뛰어나왔다. 나는 누나를 얼싸안고 그녀가 돌보는 목장으로, 꽃밭으로, 야생화 온실로 구경을 다니며 그녀의 소박하고 정겨운 손길을 느끼며 카메라 셧터를 눌러댔다. 무엇이 나로 하여금 그곳을 다시 찾고싶게 만드는가? 별꽃누나를 닮아 눈이 맑은 젓소들, 첫 눈에 띄지는 않지만 기품있고 제몫을 다하며 의연하게 꽃을 피우는 야생화들, 누나가 거처하는 아늑한 찻방을 연상케하는 햇살이 투명하게 들어오는 그녀의 황토로 만든방,..이런것들이 지친 나의 영혼을 맑게 되돌려놓는 것들이 아닐까?...
별꽃 누나가 애지중지 돌보며 아침마다 건초를 먹이고 우유를 짜며 70년대의 강한 이태리의 여배우, 실바나 망가느나 소피아로렌 등을 연상케 만드는 그녀가 일하는 삶의 터전, 두전 목장.
흡사 한방찻집을 연상케하는 맑은 햇살이 들어오고 창밖의 풍경이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그녀가 기거하는 방.
나는 이곳에서 그녀가 정성껏 나를 위해 준비해준 밥상과 차를 대접받았다.
별꽃 누나의 꽃밭. 꽃밭이 따로 없고 넓은 잔디위에 구석구석 핀 꽃들이 아름답다.
누나집에는 누나를 닮아 유순하며 정이 넘치는 개가 4마리나 된다.
- Photo, Copy :: Chris Y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