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국내여행

Summer, Journey VIII / 추암 촛대바위

Chris Yoon 2021. 10. 26. 13:13

추암은 동해시의 제일 남쪽에 위치한 바닷가이다.

이곳에는 촛대를 닮았다하여 이름 붙여진 '촛대바위'가 유명하다.

내가 처음 이 기묘한 바위를 본것은 1970년대 중반에 회사출장으로 해안도로를 달려가다가 차창 너머로 본것이 처음이었다. 그후 7~80년대에 영화관에서 애국가 배경화면으로 등장하면서 유명해졌다. 그 후, 너나 할것없이 사진을 하는 사람이라면 카메라를 메고 달려가 이른 새벽 먼 동이 트기를 기다려 촛대바위 위에 해가 떠오르는 것을 촬영했다.

 

 

 

그 후, 세월이 한참 흘렀다. 동해안을 가도 당일치기로 다녀오느라 설악산이나 주문진에서만 머물다 오느라 추암까지는 가지를 않았다.

이번엔 함께 동행한 Andy가 촛대바위의 일출을 꼭 촬영일정에 넣겠다하여 늦으막히 밤에 도착했다.

그리하여 주간과 야간촬영을 모두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내가 예전에 보고 각인되었던 파도가 밀려와 부서지는 바위 해안에 우뚝 선 촛대바위가 아니었다.

주변에 언제 들어섰는지 횟집에, 카페에, 모텔에, 위락시설이 바다를 에워싸고 전망대로 가는 출렁다리를 만들어 드넓은 바다와 해당화가 핀 바위절벽은 볼 수 없었다.

나의 기대가 잘 못 된 것이었나? 우리는 물질문명속에 살면서 편안한 시설과 좀 더 가까이 다가가 보려는 욕망에 젖어 기어이 그것을 실현하고 만다. 그러나 얻는것보다 잃는 것이 더 크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된다. 그 바위절벽에 부서지던 새하얀 파도의 자지러지던 물거품과 해당화 언덕과 해송사이로 바라보이던 수평선을 이제 어디서 찾아볼 수 있을까?...

 

 

- Photo : Chris Yoon
- Copy :: 윤필립 (尹馝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