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국내여행

Summer, Journey III / Happy birthday With You

Chris Yoon 2021. 10. 26. 12:54

여행을 떠나던 날, Andy는 바빴다.

운전을 하면서 머릿속엔 뭔가 골똘히 생각하는듯, 말 없이 가다가 작은 도시에서 내려 이런저련 물건을 많이 사고있었다.

어젯밤 예약해 두었다는 홍천의 깊은 숲속, 산장에 도착하여 Andy는 케익상자를 꺼내어 풀었다.

아,..! 오늘이 내 생일이었던 것이다.

이런 생일파티를 준비해 줄 줄은, 그리고 내가 이런 생일파티를 받게 될 줄은 몰랐다.

여행을 다니며 생일을 맞아 지인들에게 남도음식 생일상을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받아 본 일은 있었지만

이렇게 신록의 숲속에서 생일케익을 자르며 샴페인을 터뜨릴줄이야...!

 

 

 

- 형, 몇 살이야?' Andy가 촛불에 불을 붙이며 묻는다.

- 나, 서른 일곱' ... 대답하며 웃었다.

서른 일곱, 그 나이때 나는 어떤 삶을 살고있었나?

가장 물이 올라 싱싱했던 시절을 끝내고 열매를 맺으며 익어가던 나이.

그러나 매일 피곤함에 지치고 힘들어하며 여러가지 회사업무와 풀리지않는 얽힌 실타래같은 삶을 머릿속에 가득 담고 살아가며 매일 아침 관악산 줄기의 골목 언덕길을 걸어나오며 '아...! 오늘은 잘 풀릴거야,.. .' 스스로 최면을 걸어가며 사무실에 도착하여 A4용지에 풀어야할 일들을 적어보면 한 장으로도 모자라 빼곡히 두 장을 적어야만 했던 시절.

- '형 서른 일곱살로 돌아가고 싶어?' Andy가 의아한듯이 묻는다. 아니다. 아무리 젊음이 좋아도 돌아가고 싶지는않다.

그 전쟁같이 치열했던 시절을 생각해보면 다시는 또, 못 살아 낼 것 같다.
- Thank you, Andy.

 

 

 

- Photo : Andy Lim

- Copy :: 윤필립{尹馝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