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국내여행

남도여행 IX - 소쇄원(瀟灑園)

Chris Yoon 2021. 10. 26. 06:13

몇 해 전이었던가! 혼자 이곳에 와서 벽에 기대앉아 한 나절을 보내고 간 적이 있다.

 

2016년 5월 17일.

 

 

천년의 바람이 놀다 갔으리
한오백년 사랑도 피고 졌으리

이제 사람은 가고
세월은 더 멀리 흘러
나 또한 세상을 잠깐 등지고
누마루의 늙은 햇살 기왓골의 묵은 이끼
사람의 일이라 서러웠던 그 이야기를 짐작해보네

너무 쓸쓸하여 오히려 맑은데
너무 깨끗하여 차라리 설운데
내 소매 끝에서 퍼져 나가는
저 원림의 푸른 대바람 소리

천년을 잠들지 못한 이 남도의
눈물같은 한이여 소쇄한 삶이여

- 원장현님의 瀟灑園 에서 -

 

 

2019년 4월 25일

 

 

나, 이곳을 못 잊어 또 찾아오고 말았다.
무슨 조화였을까?저 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 꽃봉오리 터져 피어나는 소리들이이곳을 다녀간후, 계속 이명으로 들렸던 것은...

몇 해 전이었던가!혼자 이곳에 와서 벽에 기대앉아한나절을 보내고 간 적이 있다.꼭 이맘때...같은 시간, 같은 생각, 같은 옷을 입고다시 그 자리에 앉아본다.쓸쓸한게 어디 바람소리 뿐이랴!

 

 

 

 

천년의 바람 무심타말자

어디 변치않은게 바람 뿐이랴

오곡문 담밑으로 흐르는 물소리 여전하고

계곡으로 흘러 흘러 폭포되어 떨어지는데

피라는 목백일홍은 피지도않고

때늦은 동백만 내 속을 태우나니

제월당 댓돌위에 남도흙 묻은 신발 벗어놓고

떨어지는 동백꽃잎에 한숨지며 앉았는데

저 스님은 뭐가 저리 좋아

봄 나비인양 스치듯 거닐까.

스님, 동안거로 닫친 입, 굳은 허리 펴고

저 흐르는 계곡물처럼 맑게 노닐다 가시소


- Photo :: Chris Yoon

- Copy :: 윤필립 (尹馝粒)

 

 

 

어허야, 옛 선비들어디가고 나혼자 서러운 마음 달래

님들, 이 계곡물에 먹 갈아 한 획, 두 획 마음 달랬을 것이니...

 

오곡문(五曲門)에 기대서니 ‘원규투류(垣竅透流)’소리 해맑다.

어허야, 옛 선비들어디가고 나혼자 이렇게 서러운 마음 달래

님들, 이 계곡물에 먹 갈아 한 획, 두 획 붓 들고 마음 달랬을 것이니

나 또한 한 장, 두 장 사진으로이 내 마음 달래어 볼까나

 

 


소쇄원(瀟灑園)뒷산에서에서 흘러내려오는 냇물을 담장밑으로 흐를수있게 만들어놓았다.
이 물이 흐를수있게 밑으로 뚫어놓은것을 오곡문(五曲門)이라한다.
제월당(霽月堂)외부 담장에 기대서면 개울건너로 바라보이는 광풍각(光風閣)의 주변이 온통 푸르르다.
광풍각(光風閣)은 이곳 소쇄원(瀟灑園)의 별당(別堂)으로 건축된 정면3칸, 측면1칸으로 팔작지붕 한식기와 건물이다.
가운데 한칸은 온돌방으로 뒷면에는 90cm높이의 아궁이가 있고
현판(懸板)에 쓰인 글은
'비온 뒤에 해가뜨며 부는 청량한 바람'이란 뜻이다.
제월당(霽月堂)쪽에서 바라본 풍광은
소쇄원(瀟灑園)을 둘러싸고있는 담장에 우암 송시열(尤菴 宋時烈:1607~1689)이 쓴 글씨가 세개있다.
그중 하나...
'소쇄처사 양공지려(瀟灑處士梁公之廬)'란글씨이다.
이곳 소쇄원(瀟灑園)은 조선 중종 때 선비 소쇄공 양산보(瀟灑公 梁山甫:1503~1557)선생이
기묘사화로 스승이 유배되어 사약을 받고 세상을 떠나자 벼슬의 뜻을 버리고 낙향해 자연 속에 파묻혀 살기 위해 만든 정원이다.
하여 송시열(宋時烈)이 그 '양산보(梁山甫)의 집'이라고 문패를 써준 것이다.
애양단(愛陽壇)은 겨울철 북풍을 막기 위하여 세운 단으로 손님을 맞는다는 대봉대(待鳳臺) 바로 뒤편에 위치하고 있다.
오곡문(五曲門)은 담밑의 구멍으로 흐르는 계곡물 ‘원규투류(垣竅透流)’바로 옆쪽에 있던 협문(夾門)형식으로서
담밖의 영역(外園)과 담안의 영역(內園)을 이어주는 문을 말한다.
현재의 문이 있었던 옛자리에 구멍만 뚫려 있는 정도이며,
이를 대신하여 담장에 글씨로 쓰여있는 것이라고 한다.
억지로 물길을 내기보다는 자연스레 바위사이로 계곡물이 흐르도록 만들어졌다.
광풍각(光風閣)앞 개울, 옥곡문(五曲門)을 통해 내려오는 계곡물이 청아하다.

 

 

담양 소쇄원

소쇄원(瀟灑園)은 양산보(梁山甫: 1503~1557)가 스승인 조광조가 유배되자

세상의 뜻을 버리고 고향으로 내려와 깨끗하고 시원하다는 의미를 담아 조성한 곳으로,

자연과 인공을 조화시킨 조선 중기의 대표적인 정원이다.

계류를 중심으로 하여 좌우의 언덕에 복사나무, 배롱나무 등을 심어 철따라 꽃을 피우게 하였으며,

광풍각 앞을 흘러내리는 계류와 자연폭포, 그리고 물레방아에서 쏟아지는 인공폭포 등 자연과 인공이 오묘하게 조화되어 속세를 벗어난 신선의 경지를 방불하게 하는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어, 시인·묵객·문사들의 방문이 그치지 않았던 곳이었으며, 그들이 남긴 시들이 현재까지 전해 오고 있다.

 

주소 : 전남 담양군 남면 소쇄원길 17전화번호 : 061-382-1071

 

 

瀟灑園 
원장현의 대금연주 - 소쇄원(瀟灑園)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