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국내여행

쟉크 프레베르의 샹송같은 날 I - Equus를 숭배하던 소년들은 어느새 중년이 되었다

Chris Yoon 2021. 10. 24. 04:43

 

에쿠우스를 숭배하던 소년들은

느새 중년이 되었다

 

 

광대뼈 아래가 푹 꺼져 그림자가 깊게 드리운 얼굴.

그는 시종일관 불안에 떨고 있었다.

그는 <에쿠우스>를 숭배했었다.

‘에쿠우스’ 라는 이름에 매료되었고 바닷가에서 처음 그 말을 타보았다.

밤마다 몰래 말을 끌고 나가 갈기의 체취를 맡으며

끓어오르며 넘쳐나는 性을 달리는 말과 교감했다.

밤안개 속에서 소년과 말은 울부짖었다.

그에게 에쿠우스는 신(神)이었다.

소년이 소녀와의 섹스를 하기위해 에쿠우스의 신전에 숨어들었을 때.

마구간 문을 잠궈도, 눈을 감아도 소년의 말초신경들은 섬광처럼 번쩍이며

말(馬)이 자신의 섹스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환영을 드러내고 있었다.

인간의 불경에 경고를 보내는 신의 모습은 소년을 극도의 공포에 사로잡히게 만들었다.

종교를 가지고 있는가?

그 무언가를 경배한 경험이 있었는가?

절대적인 존재와의 생경한 만남에 고통 받아 본 적이 있는가?

그러한 나라는 존재를 스스로 파괴시켜 본 적 있는가?

소년은 말(馬)을 신앙으로 삼고 인생의 핵심으로 받아 들였다.

그래서 날카로운 쇠꼬챙이로 신의 눈을 찌르는 극한을 저질렀다.

소년은 자신의 모든 것을 남김없이 불태웠다.

지켜보는 자들이 할 수 있는 말이란 있을 수 없다.

그저 아무 말없이 눈으로 그를 바라볼 뿐이다.

그대들은 단 한 번이라도 마음속에 <에쿠우스>를 가져본 적이 있었는가?

 

<아주 오래전, 우리는 연극 Equus를 보고 속으로 가슴을 앓으며 청년기를 보냈고

이제 중년이 되면서 비로소 Equus환상에서 빠져나온 기분이다

날씨도 바람이 자고 파도도 잔잔하여 바닷가로 나와 사진을 찍었다

- Equus를 닮은 말이있어.

나는 말을 탔고 내 친구는 또 하나의 걸작을 남겼다

 

 

 

Stamatis Spanoudakis - Down At The Walls